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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신팝 Dec 06. 2023

[태연] 태연이 전하는 가장 솔직한 감정

오늘 이야기 해 볼 아티스트는 외모, 보컬, 댄스, 예능, 팬 사랑 모든 장르에서 수식어를 하나씩 가지고 있을 만큼 장르 불문으로 활동하는 태연이다. 믿듣탱, 그아탱, 탱스트, 갓태연. 모두 태연을 수식하는 말이다. 태연의 음악은 사계절마다, 시간대 마다 표현을 해내는 듯 섬세하다. 이 섬세함으로 솔직한 나를 그려나가는 태연의 앨범은 아주 다채롭다. 태연은 “음악은 치유와 소통의 통로”라는 음악관을 언급했으며, 16년 동안 다채롭게 그려낸 통로를 함께 걸어보고자 한다.


SM 엔터테인먼트 태연 [To.X] 티져 이미지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우리의 다시 만난 세계

90년대생들의 노래방 18번은 단연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아닐까 싶다. 아련한 사운드에 박진감있는 드럼, 후반부로 갈 수록 시원한 멜로디라인은 그 시절 감성과 흥을 끌어올린다.

2000년대와 2010년대 후반의 K-POP 곡들은 터블링하듯 가사를 따라 애드립을 하거나 새로운 가사들로 보컬을 쌓아 올렸는데, 태연은 그걸 아주 멋지게 해낸다.

과하지도 않으면서도 선명하게 들려오는 그 멜로디가 곡을 더욱 매력있게 만든다. 파워풀한 발차기 안무에도 흔들림 없는 고음을 보여주었고, 앳된 얼굴과 다르게 풍부한 성량과 고음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소녀시대는 “소녀”라는 이미지와 중독적인 멜로디로 대중성을 잡고 컨셉츄얼한 스타일로 그들만의 “시대”를 이끌어 나간다. 발매 곡마다 히트를 쳤으며, 그 곡들에는 태연의 보컬이 중심을 잡고 있다.

터져야 할 타이밍에 나오는 태연의 보컬은 지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녀스러움을 담아 여릴 때도 있고, 강한 모습에 맞게 시원하게 내뱉을 때도 있다.

그 음에는 파워만 담긴 것이 아니라 태연의 강점인 감정 표현이 드러난다. 수 많은 곡들 사이에서 굳건하게 자리잡은 태연의 보컬은 인정받을 수 밖에 없었다.



숨겨도 TWINKLE 빛나는 보컬, 소녀시대 태티서
SM 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태티서 'Twinkle' 뮤직비디오

2012년 5월 태연, 티파니, 서현은 유닛으로 재데뷔에 성공한다. [Twinkle]을 발매하며, 반짝이고 당당한 모습들을 화려하게 담아내었다. 펑키한 리듬과 소울풀한 보컬은 소녀시대의 대중성을 조금 더 화려하게,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더 유쾌하게 풀어내었다. 태티서는 멤버들의 보컬이 가진 힘을 느낄 수 있는 유닛 활동이었으며, 특히 보다 선명하게 태연의 보컬을 들을 수 있다.


특히 [Holler]의 ‘내가 네게’라는 곡에서는 태연의 섬세한 기교와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난다. 호평을 받은 [Holler]를 이어, 겨울 스페셜 앨범 [Dear Santa]를 발매하며 겨울의 캐롤까지 장식하였는데, ‘Dear Santa’의 도입에 들어가는 세 사람의 하모니 중 태연의 허밍은 부드러움과 포근함을 담고 있어 지금까지 겨울이 되면 흘러나오는 K-캐롤이 되었다.



태연의 솔로의 시작, You bring me joy

어쩜 이런 달란트를 받았을까 우리 탱구는…


모두가 입을 모아 태연의 감정 표현을 칭찬한다. 그녀의 음색. 그녀의 음정. 모두 칭찬할 만하지만 결국 전달하려는 곡의 내용이 무엇인지 감정은 어떠한지, 이를 표현해내는 것이 아주 섬세한 아티스트라고 말한다.


연습벌레였던 태연의 스승인 더원은 그녀를 가르친지 1년 만에 본인의 곡, 

‘You Bring Me Joy(part.2)’에 피쳐링을 제안했고, 16세임에도 불구하고 허스키한 듯한 음색과 섬세한 감정 표현을 느낄 수 있다.

 어린 나이임에도 갖고 있는 실력과 표현력은 데뷔 6개월 만에 솔로로 <쾌도 홍길동> OST, ‘만약에’를 부르며 모든 노래방 차트를 휩쓴다. 당시 발매 되었던 정규 1집 활동 후속곡이었던 ‘Kissing You’를 제치고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 ‘만약에’를 기점으로 매년 OST에 참여한 태연은 “OST 퀸”이 된다. 그녀의 편안하고 짙은 감성과 그 감성을 터뜨리는 고음까지 드라마의 장면을 더욱 아련하고 몰입도있게 만드는 그녀를 찾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빛을 찾아 온 그 아이
미니 1집 [I] (2015)

많은 OST 참여로 다들 발라드 장르로 태연이 솔로 앨범을 발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015년 이 예상을 모두 뒤집었다.

애쉬빛 금발을 하고 스탠딩 마이크, 일렉 기타, 시원한 보컬로 데뷔의 문을 활짝 열었다.

발라드가 아닌 모던 락 장르에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고자 함을 담으며, 힘차고 포근하게 힘이 되어주며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음악은 치유와 소통의 통로”라는 태연의 음악관을 노출한다.


[I]에 수록된 모든 수록곡들은 당시 국내 차트 10위권 내로 진입했으며, 특히 ‘Stress’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수록곡들 사이에서 경쾌한 밴드사운드와 어우러진 시원한 멜로디가 청자를 휘어잡았다.

이후 콘서트에서 담배피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거침없는 그녀의 모습이 매력적이기도 했다.

발라드와 모던 락 등 각 다른 장르를 담은 수록곡은 앞으로 더욱 폭넓게 보여줄 그녀의 음악 스펙트럼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여정
정규 2집 [MY VOICE] (2017)
SM 엔터테인먼트 [MY VOICE] 티져 이미지

정규 1집 [MY VOICE]에서는 그 기대감을 만족시켰다.

R&B, 재즈, POP, 발라드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13곡을 채웠다. 13곡 모두 이별 후의 이야기를 담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에게 집중한 모습들을 포함한다.

이런 진실한 모습들은 태연의 짙은 감정들을 층층이 담아낸다. 타이틀 곡 ‘Fine’에서는 미니멀하지만 공간감이 느껴지는 사운드의 얼터너티브 팝 장르로 더욱 폭발적인 감정과 목소리가 부각되었고, 콘서트에서는 무반주 ‘Fine’을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는 아니야. 쉽지 않을 것 같아 여전하게도 내 하룰하룰 채우고.
아직은 아니야. 바보처럼 되뇌이는 나. 입가에 맴도는 말을 삼킬 수 없어.
It’s not fine.

와 진짜 안 괜찮잖아.. 꽉 막힌 듯한 감정들을 어렵게 내비치는 그런 감정들을 또 누가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특히 Nell의 김종완이 프로듀싱에 참여한 ‘Time Lapse’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또한 얼터너티브 록 장르로 Nell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드러난다.

이별을 이해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그려냈는데, 조심스럽게 시작해 점점 고조되는 사운드와 감정선이 하나의 악기처럼 느껴져 환상적이다. 김종완과 태연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된 것이다.

이 시너지 효과는 CD에서만 들을 수 있는 마지막 트랙에서 다시 한 번 이어지는데, 첫 콘서트 영상 BGM에 삽입한 ‘기억을 걷는 시간’을 직접 불러 팬들을 위한 트랙으로 태연이 전달하고자하는 VOICE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다시 나를 향한 시선
정규 2집 [Purpose] (2019)
SM 엔터테인먼트 태연 [Purpose] 티져 이미지

정규 2집 [Purpose]는 태연에게 음악이 가장 중요한 삶의 방향성이자 목표 중 하나라는 의미를 담아, 그만큼 태연이 할 수 있는, 하고자 하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다. 때론 공허함이기도, 때론 단단한 결심이기도 한 음악은 태연의 매일을 담아 내었을 것이다.

타이틀 곡 ‘불티’는 아티스트로서의 자아와 비전을 불티에 빗대어 표현하며, 감추고 있는 나를 깨워 훨훨 펼치길 바라고 있다. 터뜨리는 멜로디라인과 공간감이 느껴지는 사운드의 얼터너티브 장르와 태연이 강한 시너지를 발휘함을 증명했다.


솔로로도 어느덧 3년차로 접어들며 더 정돈되었지만 거침없는 보컬에 더해진 퍼포먼스는 다음 해 초, 서울 가요대상에서 선보이며 외모, 의상, 라이브, 춤 모든 방면에서 완벽함을 보여 다시 한 번 높은 능력치를 가진 아티스트임을 증명했다.

이 앨범 또한 여러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싱글로 공개가 되었던 곡인 ‘사계’는 멜론 차트에서 사계절동안 차트인 되며 여전히, 굳건히, 꾸준히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또 한 번 우뚝 선다.


가장 본능적인 감정
정규 3집 [INVU] (2022)

여름에 발매했던 ‘Weekend’가 1년 내내 자리 잡은 차트에 집안싸움 아니고 자아 싸움이 번진다.

SM 엔터테인먼트 태연 [INVU] 티져 이미지

바로 ‘INVU’가 등장한다.


오프라인 전시와 함께 등장한 정규 3집 [INVU]는 더욱 강력하게 돌아와 전 국내 차트 1위, 전 수록곡 차트 인, 앨범 판매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아르테미스를 모티브로 삼은 비주얼은 가히 충격적으로 아름다웠으며 타이틀 곡 ‘INVU’는 달의 차갑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상처 입은 모습으로 표현하며 차갑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선공개 되었던 ‘Can’t Control Myself’는 연극과 현실을 넘나들며 이별의 장면을 표현해내 한 편의 드라마같은 뮤직비디오가 발매되었고, 태연의 연기력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타이틀곡 'INVU'는 차갑고 절제된 무드를 유지하지만 그 속에서는 처절하면서도 애절한 모습을 보이며, 한 번 더 사랑에 대한 솔직하고 현실적인 감정을 담아내며 태연의 사랑에 공감할 수 있었다.


Fuck You, X
미니 5집 [To.X] (2023)
SM 엔터테인먼트 태연 [To.X] 티져 이미지

항상 태연의 앨범은 처연함을 베이스로 깔고 있는 듯하다. 1년 9개월만에 돌아온 [To.X]도 그렇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더이상 내가 상처받고도 사랑을 내주기보다 먼저 걷어차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랑에 있어 상처받고 “을”을 자처하더라도 솔직한 태도를 보여주던 때는 서늘한 느낌이 항상 존재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약간의 열기가 느껴진다. 아니 어쩌면 사실상 푸른 불꽃일지도 모른다. 열기로 인한 푸른 색. 타오르다 차갑게 식어버린 듯하지만 여전한 열기는 균형이 맞지 않는 관계 속에서 벗어나고자 함과 원망하고, 복수하고자하는 위태로움을 품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은 태연이 직접 곡 가사의 테마를 구성하여 더욱 짙어진 감정들을 편안한 분위기의 곡에 담아내었다. 비유를 활용하기보다 직접적으로 내뱉는 가사들은 더욱 현실적이고 깊은 공감을 형성한다.

특히, ‘All For Nothing’은 직접 작사에 참여하며 더욱 진심어린 마음들을 전달한다. 여전히 사랑에 대한 차가움을 담고 있지만 듣기에 부드러운 분위기의 팝발라드, R&B를 활용해 사운드요소에 집중하기 보다 보컬에서 집중할 수 있으며 덕분에 깊어진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솔직함, 태연의 음악이 가진 힘의 근거

약점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이 태연 음악의 매력이다. 솔직함이란 쉬운 듯 쉽지않은 무기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 그렇다. 사랑을 로맨스로 보지 않고 인간이 가진 감정과 나약함으로 보았다.

그렇지만 결코 사랑을 하대하지는 않는다. 태연은 감정을 일차원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보다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집약하여 본인의 감정으로 만들었기에 대중들은 더욱 깊이있는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

SM 엔터테인먼트 태연 [To.X] 티져 이미지


태연에게 치유와 소통의 통로인 음악은 그녀가 가진 솔직함이 그 문을 열어 주었을 테다. 그 문을 통해 누군가는 공감을 하고, 누군가는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태연이 쌓아올린 서사와 그 속에 담긴 얽힌 감정들을 느끼며 다음 문이 열리기를 기대어 기대하고 있다.



-written by.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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