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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파노 Sep 17. 2023

당신 속의 우주

Mikrokosmos

 내가 당신 안에서 본 건 우주였습니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에나 볼법한 많은 별들이 당신의 우주 안에서 밝게 빛나고 있더군요. 그 밝은 빛은 당신의 우주로 나를 초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우주라는 곳이 초대를 통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듯 그 우주를 바라보고 바라보며 망설이고 또 망설였습니다. 그 망설임의 시간도 그 우주를 향한 길을 만들고 있었죠. 망설임이 나쁜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 망설임을 가득 채움조차 나에게는 설렘이었습니다. 그 망설임이 당신의 우주를 향한 길을 만들었습니다.

 

망설임의 길 위에 다리를 한 발짝 내디뎠을 때 그 공간은 나의 의지를 무력함으로 만들고 시간을 건너고 공간을 건너 그 속으로 들어가고 빠져들게 만들었죠. 시간을 이길 수 있고 공간을 이길 수 있는 당신이라는 우주는 신비 그 자체였습니다.

 

그 우주는 나의 감정을 장악했고 나의 시간을 장악했으며 나의 공간을 흡수해 버렸습니다. 저는 그 안에서 무력함 그 자체였지요. 그 무력함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력감에서 황홀감을 느끼는 건 처음이었으니 말입니다. 중력의 지배를 받지 않는 사물들처럼 당신의 우주 속에서 저는 흐르는 물과 같았습니다. 순수의 그것과 같은 물말입니다. 더 이상 원하는 이상의 세계도 없었고 더 이상 바라는 소망도 사라진 완벽한 그 성취의 상태가 당신의 그 우주 안에는 있더군요.

 

당신의 우주 안에서의 완벽한 성취와 성장 그리고 존재의 완벽함!

 

당신이라는 우주의 공간 속에서 영원의 환을 그러보려 합니다. 그 영원의 환은 나의 유한한 시간을 이길 것이며 나의 제약적인 육체를 이기고 나의 연약한 정신을 넓게 펼쳐 궁극의 그것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당신의 우주 속에서 영원의 환을 그리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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