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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과의 만남 Sep 13. 2021

민법 제308조, "전전세 등의 경우의 책임"

제308조(전전세 등의 경우의 책임) 전세권의 목적물을 전전세 또는 임대한 경우에는 전세권자는 전전세 또는 임대하지 아니하였으면 면할 수 있는 불가항력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그 책임을 부담한다.


우리는 제306조를 공부하면서 처음 전전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전전세란 전세권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전세권자가 제3자에게 다시 전세권을 설정하여 주는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전세라는 것은 무제한으로, 아무렇게 허용해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제308조는 어느 정도 전전세에 따르는 책임을 규정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제308조는 전세권자가 전전세를 주거나, 다시 임대를 놓는 경우에는 전세권자가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아니하였으면 면할 수 있는, 불가항력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록 전세권 설정자(보통은 건물 소유자 같은 사람이 해당되겠지요)의 동의 없이 전전세를 주는 것 자체는 (특약으로 따로 금지하지 않는 한) 허용해 주는 것이지만, 자유에 따른 책임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제308조에서 말하는 '전전세 또는 임대하지 아니하였으면 면할 수 있는 불가항력으로 인한 손해'란 무엇일까요?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하자면 뭔가 좀 이상한 부분이 생깁니다. '불가항력으로 인한 손해'라는 것은 예를 들어 벼락이 떨어져서 건물이 부서져 버린다든가 하는 것인데, 전전세라는 것은 그 부동산을 사용하는 사람이 바뀌는 것뿐이지 부동산 자체의 위치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전전세 또는 임대를 하건 하지 않건' 그 부동산은 그 벼락을 맞을 운명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면 '전전세 또는 임대하지 않았다면 면할 수 있었던 손해'라는건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거의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손해가 됩니다. 제308조가 유명무실해지는 거죠.


그래서 우리의 학설(다수견해)은, 제308조를 표현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전전세(임대)를 한 후에 손해가 발생하면, 전세권자는 그 손해가 불가항력에 의해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여야 하고, 그 입증을 하지 못하면 손해가 발생한 사실만으로도 배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해석합니다(김준호, 2017; 강태성, 2004). 즉 전세권자나 전전세권자의 귀책사유를 불문하고 배상책임이 발생하게 되므로, 증명책임의 전환을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강태성, 2018).

*증명책임의 전환에 대해서는 아직 별도로 설명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검색하셔서 간단한 개념만 알고 가셔도 충분합니다. 다만, 위에 언급한 다수 견해에 대해서는 다수설과 달리 예외적인 사례를 상정할 수 있다거나, 제308조는 입법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이 존재합니다. 소수견해와 비판 등에 대해서는 아래 참고문헌(강태성, 2018)에 상세히 기재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경우에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전전세 또는 다시 임대를 놓는 경우 발생하는 책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내일은 전세권자의 유지 및 수선 의무에 대해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강태성, <전세권에 관한 민법규정들의 검토 및 개정방향- 민법 제303조․제306조․제308조를 중심으로 ->, 한국재산법학회, 재산법연구 제35권제1호, 2018.5., 122면.

강태성, <轉質(權)에 관한 解釋과 立法論>, 한국법학원, 저스티스 통권 제78호, 2004.4., 11면.

122면.

김준호, 민법강의, 법문사, 제23판, 2017, 76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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