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조(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 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은 이를 정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그 효력이 없다.
오늘은 법인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사'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사실 이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민법 제57조부터 나옵니다. 따라서 사실 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을 공부하려면 뒤쪽으로 가서 먼저 공부하고 돌아와야 하는데, 민법 조문 순서대로 진행하는 우리의 특성상 그러기는 쉽지 않지요.
일단 이사가 무엇인지 대략 맛이나 보고 지나갑시다.
제58조(이사의 사무집행) ①이사는 법인의 사무를 집행한다.
제59조(이사의 대표권) ①이사는 법인의 사무에 관하여 각자 법인을 대표한다. 그러나 정관에 규정한 취지에 위반할 수 없고 특히 사단법인은 총회의 의결에 의하여야 한다.
제58조와 제59조에 따르면, 법인의 이사란 대내적으로는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고("법인의 사무를 집행"), 대외적으로는 법인을 대표하는("법인의 사무에 관하여... 대표") 기관을 말합니다. 뭔가 인간에 대해서 '기관'이라는 표현을 계속 쓰니까 어색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왜 인간에게 '기관'이라는 표현을 쓸까요?
법인은 권리능력이 있지만 자연인처럼 육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현실적으로 법인의 활동은 자연인이 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법인이 법인격을 가진 주체로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법인의 의사를 결정하고, 이를 외부에 표시하며 내부적으로는 법인의 사무를 처리해 줄 도구가 필요한데, 이를 "기관"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결국 '기관'은 법인이라는 주체를 위해 일하는 조직인 것이지, 그 자체로 법률에 의해 독립된 인격이 부여된 존재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세요.
철수는 살아 있는 인간이면서 A 법인의 대표이사입니다. 이 경우 철수는 1명의 인간으로서는 당연히 권리능력을 갖지만, 대표이사로서는 단지 A 법인의 기관에 불과한 것입니다. 평범한 자연인으로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철수의 행위는 '철수'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만(구입한 물건의 소유권은 철수에게 귀속됨), 대표이사로서 철수가 행한 행위는 A 법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입니다(대표이사로서 다른 회사와 체결한 계약의 효과는 A 법인에게 귀속됨). 법적인 개념을 잘 구별하세요.
민법에서 주로 다루는 법인의 기관에는 이사, 사원총회, 감사 정도가 있는데, 나머지는 차차 배울 것이니 대충 보기만 하고 넘어갑시다. 여하튼 이사는 말씀드린 대로 법인을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이를 이사의 대표권이라고 합니다.
민법 제41조는, 이러한 이사의 대표권은 맘대로 제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관'에 기재하여야만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관에 기재되지 아니한 이사의 대표권 제한이 있다면, 그것은 무효입니다.
왜 이런 규정을 두고 있을까요? 이사의 대표권이라는 것이 사실 어찌 보면 모호한 개념입니다. 법인에 따라서 이사의 대표권이 미치는 범위가 다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것을 성문화하여 어딘가에 써두지 않으면, 사안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을 미리 써 두자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나중에 배울 민법 제60조에서는 대표권의 제한을 '등기'하여야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제60조(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의 대항요건) 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은 등기하지 아니하면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즉, 정리하면 대표권의 제한이 '정관'에 기재되지 않은 경우 → 무효,
대표권의 제한이 '정관'에만 기재되고 '등기'되지 아니한 경우 → 유효하긴 한데 제3자에게 대항 못함.
이렇게 아시면 되겠습니다.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의 의미는 제8조(영업의 허락)에서 배웠습니다. 쉬운 표현으로는, '상대방에게 억울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라는 뜻이라고 했어요.
등기되지 아니한 대표권의 제한은 제3자 입장에서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등기라는 제도 자체가 누구에게나 정보를 시원하게 공개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만약에 제60조가 없다고 해봅시다. 예를 들어 철수가 A 법인의 대표이사로서 영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나중에 영희가 계약대금을 받으려고 찾아가니까, 철수가 이렇게 말합니다.
철수 : 미안하지만 그때 당신과 맺은 계약은 무효입니다. 그 계약사항은 제 대표권 범위 밖이거든요. 자, 보세요. 우리 정관에도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정관을 보여주며) [~에 관한 사항은 이사가 대표하지 못한다.] 보이시죠? 정관에 적혀 있는 대표권 제한이니까, 유효한 것입니다.
영희 : 아니, 등기에서는 그런 내용 못 봤는데... 그럼 제 물품대금은요?
철수 : 저희 A 법인에서는 물품대금을 드릴 수 없지요.
영희 : 그럼 A 법인 말고 당신이 물어내야지요.
철수 : 죄송하지만 저는 가난해서 돈이 없습니다. (통장 잔고 보여주며) 보세요, 3만 원 밖에 없어요.
이렇게 되면 영희는 불측의 피해를 입게 됩니다. 따라서 정관에 기재된 대표권의 제한이라고 하더라도, 제3자의 보호를 위하여 우리 민법은 제60조에서 '등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60조에 따라 영희는 여전히 A 법인에게 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차피 제60조에 대해서는 추후에 배울 것이니까, 여기서는 대표권의 제한을 정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무효가 되는 것만 알고 지나가시면 되겠습니다.
내일은 정관 변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