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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과의 만남 May 20. 2024

민법 제428조의2, "보증의 방식"

제428조의2(보증의 방식) ①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
② 보증채무를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제1항과 같다.
③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보증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어제 공부하기를 보증채무는 보증계약에 의하여 성립한다고 했습니다. 보증채무는 보증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전 민법에는 제428조의2 같은 조문이 없었습니다. 그 말인즉슨, 보증계약 역시 일반적인 다른 계약과 마찬가지로 당사자 간의 의사 합치만으로, 또는 말로도 성립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보증인이 "나는 그런 약정 한 적 없다." 이러고, 채권자는 당장 보증인이 책임지라 그러고, 그래서 법적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에 2015년 2월 3일 민법이 개정되어 제428조의2가 도입되었습니다(시행일이 1년 뒤여서, 실제로는 2016년 2월 4일 이후 체결 또는 갱신되는 보증계약에 대해서 적용된 규정입니다). 동조 제1항에 따르면, 보증계약의 경우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체결하도록 규정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예전처럼 말로만 "내가 너의 보증을 서줄게."라고 했다고 해서 보증계약이 체결될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 여기서 말하는 '서면'에는 전자문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함으로써(제428조의2제1항 단서), 더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보증계약은 민법에서 매우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전자문서에 의한 보증의사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보증인이 자신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의 경우에는 그 효력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 법률이 개정되었습니다(김용덕, 2020). 다만, 이것은 민법이 개정된 것은 아니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에 신설된 내용입니다(동법 제4조제2항).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4조(전자문서의 효력) ① 전자문서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 <개정 2020. 6. 9.>
②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 또는 사업으로 작성한 보증의 의사가 표시된 전자문서는 「민법」제428조의2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같은 항 본문에 따른 서면으로 본다. <신설 2016. 1. 19.>


다음으로 제2항을 보겠습니다. 제2항에서는 보증채무가 중간에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도 역시 제1항과 같이 서면으로 처리하여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주채무자가 갑자기 보증인에게 전화해서 "보증채무의 이런저런 내용을 바꿉시다."라고 하고 보증인이 구두로 알았다고 대답했다고 해도, 보증인에게 불리한 변경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3항을 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약간 특이한데요, 다음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철수는 나부자에게 1억원의 주채무를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철수는 영희에게 어느 날 전화를 하여, "네가 나의 보증채무자가 되어 주지 않을래?" 이렇게 물어봤고, 철수를 짝사랑하던 영희는 구두로 동의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나중에 철수가 돈을 갚지 않고 미루자, 나부자는 (철수에게 영희가 보증인이라는 말을 듣고) 영희에게 돈을 갚을 것을 청구하였습니다. 영희는 딱히 서면으로 보증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철수가 딱해 보여서 나부자에게 대신 1억원을 갚아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중에 철수에게 오만정이 떨어지게 된 영희가 "사실 그 보증계약은 구두로 체결된 것이어서 제428조의2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그게 안 된다는 것이 제3항의 내용입니다. 왜냐? 영희는 서면으로 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나서서 보증채무를 이행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미 이행이 되어 버린 상태라면,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한 하자(문제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치유된다고 보는 것이지요. 


오늘은 보증계약이 체결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내일 공부할 내용은 근보증입니다.


*참고문헌

김용덕 편집대표, 「주석민법 채권총칙3(제5판)」, 한국사법행정학회, 2020, 99-100면(손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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