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61조, "이사의 주의의무"

by 법과의 만남
제61조(이사의 주의의무)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공부한 바에 따르면 '이사'는 법인에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입니다.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나 큰 권한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 이사에게 어떠한 의무도 부여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제61조는 이사의 의무사항에 대해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행하라는 것이 무슨 말일까요? 일견 열심히 착하게 잘 하라는 뜻으로 들리기는 하는데, 뭔가 낯선 표현입니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라는 말은 법학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앞으로도 가끔 나올 예정이니 여기서 공부하고 지나가도록 합시다.


선량하다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선량하다고 하는 것일까요. 우리의 판례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행위자를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주 고도의 주의력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업무가 있다고 합시다. 이러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법인의 이사에게 제61조 위반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만약 법인의 이사가 보통의 주의력만 가지면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일인데도 이를 간과하여 법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계약을 맺었다면, 이는 제61조를 위반한 행위라고 할 것입니다.


도대체 보통의 주의력이라는 것은 또 무엇이냐, 여전히 모호한 기준이지 않느냐고 불평하실 수도 있는데, 확실히 여전히 모호한 개념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도 들어맞는 절대적인 기준을 법률에서 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 뿐더러, 심지어 바람직한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사안에 따라서 구체적으로 '보통의 주의력'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사실관계를 꼼꼼하게 파악하여 소송과 사건에 따라 다르게 판단하는 것이 더욱 융통성 있는 법학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법학에서 '판례'가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우리의 판례 역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라 함은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행위자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통상 가져야 할 주의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므로, 관할관청의 지휘감독을 받는 법인의 임원들은 감독관청의 법률해석을 신뢰하여 그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설사 감독관청의 법률해석이 틀린 것이라 하더라도 그 명령을 거부하거나 적법한 행위로 바꾸어 시행한다는 것은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법인의 임원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임원들이 법률해석을 잘못한 감독관청의 명령을 따른데에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라는 단어를 해석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5. 3. 26. 선고 84다카1923 판결).


이처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야 할 의무를 줄여서 선관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선관의무에 위반한 행위'라는 것은 그러한 주의를 다할 의무를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관의무에 위반하면 무슨 결과가 생기는 걸까요?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법인에 손해를 끼친 경우, 이사는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제65조에서 살펴볼 것이니, 오늘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은 이사의 대리인 선임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19.7.31. 작성

22.11.16.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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