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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스키 Aug 04. 2018

내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내 시간이 필요하다


어머님 인생은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김제동의 톡투유」에서는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생의 진리를 엿볼 수 있다. 한 평생 자식들 돌보는데 한 평생을 바치셨다는 할머니께 사회자가 물었다. "자식 키우고 손녀 키우고 하다가 아이고, 내 인생은 어딨나 하는 생각 해보신 적은 없으십니까?" 할머니 말씀. "기쁩니다. 우리 딸이~~ 우리 손녀가~~(자랑)" 


내 인생은 어디 있는가 여쭸는데, 결국 자식 자랑이라니. 그게 어쩌면 그분의 인생 전부이고, 기쁨의 실체다. 내 핏줄 잘 되는 게 곧 내 인생이라는 이야기다. 내 인생을 산다는 말은, 내가 주목받는 형태의 자아실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삶을 살아간다는 뜻일 거다. 


대중은 따라쟁이다


의심 없는 대중은 사회와 미디어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그들이 욕하는 대상을 같이 욕하고, 그들이 칭찬하는 대상을 같이 칭찬하며, 웃기면 웃고, 울리면 운다. 하지만 단적으로 말해서 당신의 삶이 현재 비참한 상태에 놓여 있다면, 재벌기업의 특정 제품이 세계 점유율 1위가 되고 스포츠 스타가 세계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은 당신에게 절대 중요한 일이 아니다. 미디어가 재벌기업과 스포츠 스타를 칭찬하고 열광하는 모습을 반영한다고 해서, 그 열광을 앵무새처럼 따라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내 고등학생 자녀가 자기 반에 전교 1등이 있다고 나에게 자랑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채사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이 뉴스의 시대, 거대한 미디어의 파워가 넘치는 시절에 너무나 쉽게 나의 행복의 자리를 나와 상관도 없는 공간에 주어버리는 슬픈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중은 따라 하기 좋아하고, 그런 대중을 세뇌하기도 쉽다. 관심 없는 어떤 대상에 대한 다른 사람의 열광이 나의 열광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나도 마치 그 대상에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마음이 그리 가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한 것이 아닌데, 우리는 행복을 강요받는다. 


명성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이 얼마나 강렬한가 하는 문제는 그들이 속한 사회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 극소수에게만 존엄과 호의가 주어진다면, 평범한 존재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은 더욱 거세진다. 따라서 '셀러브리티 문화'를 콕 집어 부도덕한 젊은이들 탓이라며 비난하는 사람은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셀러브리티 문화의 진짜 원인은 자기도취적인 얄팍함이 아니다. 진짜 이유는 친절함의 부족이다. 모두가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넓은 의미에서) 여러 정치적 이유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면서는 품위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사회다. 
현대 세계가 셀러브리티에 목을 매는 한, 우리는 부박하기보다는 불친절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명성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었고,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가 되었다. 또한 존경은 친절한 행동 같은 명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잡지의 표지 인물이 되어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명성을 향한 열망들이 사그라지길 바란다면, 셀러브리티 뉴스 앞에서 눈살을 찌푸리거나 그 뉴스에 대한 검열을 시도하는 것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친절, 인내심, 배려 같은 미덕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말이다.

-알랭 드 보통,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은 대중의 마음이 가게 하는 명성을 가진 사람들, 셀러브리티에 목매는 사회에 대한 처방으로 친절, 인내심, 배려 같은 미덕을 제안한다. 사실 그런 미덕이 널리 퍼져있다. 그걸 배우지 못한 사람도 없고 좋은 것인지 모르는 대중도 없다. 단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뿐, 대중도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인다. 다만 거기서 과연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저기 움직이는 것이 진짜 내 마음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달린다


땀 흘리는 운동만큼, 그리고 목적이 분명한 운동만큼 나와 만나기 쉬운 행위도 없다.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걸음은 정직하다. 정직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고, 정직한 기쁨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달린다. 내가 나의 영웅이 될 수 있고, 길 위에서만큼은 내가 셀러브리티이다. 작지 않은 확실한 행복을 만난다.


100일 동안 쓰면 이루어진다! 프로젝트 실행 중입니다. 
거꾸로 만드는 100일 기념일, 9일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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