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덕후의 책 이야기

『책장의 정석』-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by 준스키
"책장을 편집할 수 있다면 인생도 편집할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책 이야기를 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좋아하는 걸 넘어서면 덕후가 되기도 한다. 책을 통해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책 덕후를 만났다. '책장과 대화를 한다'고 하는 일본 사람. 나루케 마코토의 『책장의 정석』은 책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나도 책 좀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앞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하겠다.


사람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 눈빛이 반짝인다. 책에 대해 쌓아온 애정의 깊이만큼, 책을 담아두는 공간, 책장에 대한 저자의 애정도 깊다. '책장과 대화를 한다'니.. 그의 책을 통해, 책장의 진열 방식에 따라 내가 책을 대하는 태도, 나의 과거와 내면과 꿈이 드러날지도 모르겠다는 통찰을 얻었다. 물론 남들이 본다면, 책장은 다른 이가 보는 나의 이미지가 되기도 할 것이다.


책장에 진열하는 책은 현재 나의 피와 살이며 앞으로의 나를 만드는 영양분이다. 책장에 놓여 있는 아직 읽지 않은 책은 '나는 미래에 이런 지식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사 표시다.

나루케 마코토,『책장의 정석』


책 덕후는 책장을 이런 컨셉들로 만들어두었다고 한다. 참고할 만하다.


사회인이라면 세 개의 책장을 가져야 한다. 그 책장은 이렇게 세 개다. 각각 크기도 타입도 다르다.

(1) 신선한 책장
산지 얼마 안 되는 책, 앞으로 읽을 책을 두는 공간.
여기 있는 책은 미래에 자신의 교양이 된다.

(2) 메인 책장
다 읽은 책을 효율적으로 꽂아 두는 장소.
세 개의 책장 중 가장 용량이 크다.
보통 집에 두고 있는 책장이 이 책장에 가깝다.

(3) 타워 책장
생각날 때 참조하고 싶은 책을 쌓아 두는 책장.
사전이나 핸드북 등으로 구성된다.
지식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이미지다.

나루케 마코토,『책장의 정석』


마음의 책장에 책을 정리하는 법
한 인터넷 서점의『책장의 정석』광고와 이벤트. 사실 인터넷 서점의 많은 댓글과 한 줄 평이 이벤트로 만들어진다. 책만 그런 것은 또 아니다.


서평은 마음의 책장에 책을 정리하는 멋진 방법일 것이다.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서평'이란 이렇다. 책을 많이 정리하다 보니 책을 머릿속에 정리하는 방법도 체계화가 된 것 같다.


이상적인 서평은 서점 앞에 있는 POP 문장이며 문장 분량도 그 정도가 적당하다. 단시간에 빨리 읽을 수 있고 책 한 권이 갖는 정보량과의 균형도 잘 맞는다. 글자 수로 하면 1,200자에서 2,000자 정도다.
이 정도 분량으로 서평을 구성하려면 60퍼센트는 본문 인용을 포함해서 줄거리를 소개하고 40퍼센트는 주변 정보를 보충한다. 주변 정보라는 것은 저자나 장정에 관한 소소한 내용이다.
내가 추천하는 구성은 아래와 같다.

총괄① → 총괄② → 에피소드① → 에피소드② → (감상) → 저자 → 일러스트나 장정 → 대상 독자 → 정리

나루케 마코토,『책장의 정석』


저자의 방식으로 읽은 모든 책, 읽을 책들을 정리하면 좋겠지만 사실은 쉽지 않다. 이런 책을 읽을 때는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캐치해내고, 습관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어쨌거나, 쏟아지는 책 속에서 나만의 책장을 마련하는 일에 조언을 해줄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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