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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 Aug 19. 2019

그는 왜 변했을까

구혜선 안재현 커플을 보며

한바탕 소동이 났다. 그래서 더욱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은데 - 연예인의 가십보다 중요한 것들이 많으니까 - 이 쇼윈도 커플의 파국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누가 잘못했다가 아니라, 누구에게 책임을 무는 것이 아니라 이 파국 자체가 슬퍼 보였다. 왜냐하면 많은 연애와 만남이 그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안재현은 구혜선 사랑꾼으로 유명했다. 그게 방송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이든 아니든 상관없는 일. 방송이 아니더라도 그는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었다. 어느 한때는 분명 구혜선을 열렬히 좋아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랑꾼이라는 것이 본인의 노력으로 된 것인가? 아니다. 그건 호르몬이 한 것이다.



구혜선이란 여자가 눈에 들어오고 그녀의 맘에 들기 위해 들이대고 설득하고 하는 모든 것, 아니 원동력은 그의 호르몬이다. 다른 남자들도 다르지 않다. 이 부분에서 본인이 스스로 노력한 건 없다. 다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고 어떤 방향을 거스르는 노력이 필요 없다. 그저 호르몬이 가리키는 본능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


안재현이 사랑꾼으로 유명했을 때, 그저 연예인들의 사랑이었기 때문에 포장이 된 것이지 그것은 아주 평범한 사랑이었다. 누구나, 어떤 남자도, 초기에,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들. 모든 남자라면 다 그렇게 한다. 다 사랑꾼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영원했으면 해피엔딩이었을까. 남자에게는 그다음 스텝이 있다. 더 이상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 이미 사귀고 있고, 이미 결혼한 여자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다. 더 잘해나갈 필요도 없고 뭔가 더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이미 그렇게 했고,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녀를 잡았기 때문이다.



권태기라는 이름은 보기 좋은 핑계다. 호르몬으로 눈이 먼 것을 사랑으로 포장하고,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자신이 성취한 대단한 것으로 사랑하다가 결국 상대의 마음보다 본인의 마음을 더욱 챙기게 되는 것이다. 안재현뿐만 아니라 많은 남자들이 빠지게 되는 함정이다.


사랑은 호르몬 이후에 있다. 이쁜 것이 아니라 못난 것을 봤을 때 나오고, 좋았을 때가 아니라 시련이 닥칠 때 비로소 나온다. 진짜 사랑은 대단한 상대를 만나 내가 높아지는 게 아니라 못난 상대의 허점까지도 나의 일부로 채워주는 것이다.


그래서 누굴 만나는 게 쉽지 않다. 결혼은 더더욱 쉽지 않다. 많이들 묻는다. 그럼 그렇게 진짜 사랑해줄 사람은 어떻게 찾냐고. 글쎄, 구혜선도 안재현이 이렇게 변할 줄 몰랐겠지. 방법이 딱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저 늘 깨어있으면서 상대를 꿰뚫어 볼 수 있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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