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찔이 추천 볶음밥
저녁 뭐 먹지?
장을 보다가 문득 말했다. 초특가로 나온 생물 오징어 2마리가 눈에 띄었다. 오징어가 말했다. 이래 봬도 맛있어. 네 목구멍으로 내가 들어갈게. 오케이. 겟했다. 오늘은 너로 정했다.
매운 거는 잼병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버터 베이스로 하려다가 간장으로 선회했다. B가 느끼한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료는 이렇다.
오징어 2마리, 양파, 밥
간장, 다진 마늘, 설탕, 후추
징어야, 바다를 여행하다가 어쩌다가 우리 부엌에 왔니. 혹시 일본 방사능에 노출된 건 아니지. 보니까 깔끔하구나. 고마워. 네 몸 희생해서 우리 저녁을 차려주는구나.
칼로 손질이 힘들면 가위도 괜찮다. 찹찹찹.
오징어 손질을 했으면 양념을 만들어본다. 사실 감이 없다. 간장이 베이스이니 간장을 콸콸콸. 설탕도 두 스푼 정도, 후추도 후춥후춥. 참기름 한번 휘르르. 굴소스는 메뉴얼에 있었는데 유통기한이 지났다. 크흣. 소금을 대신 몇 꼬집 뿌려준다. 잘 된 건가? 모르겠다.
요란 비주얼. 오징어 양이 많아서 간장을 좀 더 넣어줬다. 오래전 일본 여행에서 사 왔던 계란 간장 비빔용 간장도 좀 넣었다. 사실 마구 넣었다.
들어가는 건 양파와 밥 오징어뿐이다. 양파를 반개만 넣었는데 더 넣어도 좋겠다. 한 열개 넣어도 될 듯.
오징어 두 마리를 잘라다 넣으면 이렇다. 먼저 기름을 두르고 슥슥. 중간에 오징어 물이 나와서 흥건했는데 양념을 두를테니 물을 걸러준다.
양념까지 넣으면 대충 이런 비주얼이다. 그럴듯하다. 여기에 손질한 양파를 넣어서 슥슥. 그리고 밥을 넣어서 비벼준다. 양념이 잘 배도록. 찬밥이 되도록 좋다.
오늘 저녁 완성. 집이 있던 깻잎에 싸 먹고 얼음 동동 띄운 매실 에이드 마시니 이것이 천국. 천국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