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를 위한 남자 요리 28탄
갑자기 족발이 당기는 날이 있다. 사실 족발보다는 보쌈파라 족발과 보쌈 세트를 시키는 편이다. 우유부단한 B와 한참이나 배달할 곳을 찾아보다가 어렵게 어렵게 기존에 알던 곳이 아닌, 새로운 곳을 뚫어보기로 했다.
금방 도착한 족발. 보쌈에 막국수까지. 심지어 막국수는 보너스로 하나 더 줘서 1인 1막국수라는 횡재를 누리게 됐다. 게다가 양도 어마어마하다. 족발 먹어서 남긴 적이 없는데 상당히 남겼다. 다음에 먹자, 하고 그렇게 남은 족발은 냉장고로 향했다.
다음날
꽝꽝까지는 아니고 상당히 굳어버린 족발을 마주했다. 미안하다. 돼지발아. 우리 일부가 될 수 있었는데 이렇도록 외면을 했었구나. 너를 어떻게 하면 다시 되살릴 수 있겠니.
되살리기로 했다. 족발 덮밥을 만들어보기로.
근데 사실상 거의 반 이상이 뼈다. 뼈 빼고는 거의 다 먹었기 때문이다. 밥 위에 뼈가 올라갈 수는 없는 법. 뼈를 발라내야 한다. B와 비닐장갑을 끼고 뼈 발라내는 작업을 한참 했다. 오도독뼈를 좋아하는 B를 위해 꼬들꼬들한 부분은 일부로 남겼다.
그럼 이제 소스를 만들 차례다. 사실 예전에 만든 꿀간지 레시피가 생각나서 바로 적용했다. 다진 마늘 약간, 간장 5스푼, 꿀 5스푼을 넣으면 끝. 설탕을 넣어도 되지만 나는 꿀이 더 좋더라. 말 그대로 꿀맛이 되기 때문. 소스를 만들면 이제 프라이팬에 열을 올리고 다듬어진 족발 고기를 투하해준다. 사실 양파가 있으면 좋지만 없는 관계로 양파장아찌를 같이 넣어준다. 간장이 배어있기 때문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소스가 묻어나고 데워졌으면 청양고추를 취향껏 잘라서 매운 향이 묻어나도록 한번 흩어준다. 이제 따뜻하게 된 밥 위에 족발을 올리면 끝.
요렇게 완성이 됐다. 솔직히 그냥 족발보다 맛있었다. 내가 단짠파라. 달달하면서 짭짤한 밥도둑 완성!
B의 총평 : 이거 먹으려고 족발 시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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