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 프리뷰
초인등록법을 두고 '자유 대 통제'라는 극명한 대결로 히어로들끼리 맞부딪히는 마블의 새 영화, 캡틴 아메리아 : 시빌워가 개봉 후 순항 중이다. 지금 추세라면 천만도 가능할듯 싶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기 전에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록해둔다.
개개인의 자유를 철저하게 추종하는 캡틴아메리카.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는 국가의 통제도 필요하다고 믿는 아이언맨.
아이러니한 점은 이 둘의 히스토리가 각자의 신념을 설명해주진 못한다는 점이다.
캡틴은 70년 간 군에 소속돼 국가의 명령대로만 살던 군인이였고, 토니스타크는 개인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그 자유의 수혜로 그 자신이 아이언맨이 된 사람이다. 자유와 통제를 부르짖을 사람이 서로 바뀐건 아닌가.
한 사람이 어떤 신념을 갖는다는 것. 사실 그게 엄청난 사건으로, 어떤 커다란 계기로 그렇게 되는건 아니다. 우리는 보통 신념이라는 것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고 있다. 신념은 하나의 사소한 경험, 기억에서 출발하고 그 경험을, 그 기억을 가지고 있느냐 마느냐는 둘 사이에 건너지 못하는 간극을 만든다.
아이언맨은 <어벤져스1>에서 외계을 경험하고 난 뒤 가치관이 바뀌었다. 캡틴은 <윈터솔져> 사건을 겪으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을 쌓았다.
서로가 가진 기억과 경험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아이언맨의 그 충격을 캡틴이 알리 없고 캡틴이 정부에 받은 배신감을 아이언맨이 공유하지 못했다. 그게 시빌워의 시작이 된다.
둘 다 나름의 옳은 사이드, 마블 유니버스를 모두 지켜본 관객의 입장에서는 캡틴과 아이언맨의 상반된 선택에 대해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소'라는 황희 정승 같은 입장을 갖게 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시빌워에는 황희 정승일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어느 사이드에 소속된다. 누군가의 신념과 행동들, 때론 그 존재 자체가 용납되지 않을때 말이다. 그럴때 그 동기와 배경은 보통 무시되고 매몰된다. 하지만 자신이 그와 같은 동기를 같고 배경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와 나의 차이는 단지 그가 거기에 나는 여기에 있었던 것 뿐.
결국 시빌워가 일어나고 서로 다른 기억과 경험을 가진, 서로 다른 신념을 품고 히어로들이 치고박는다. 히어로는 아니지만 오늘도 여전히 시빌워를 벌이는 엄마와 자식, 남자와 여자, 상사와 부하, 야당과 여당, 범죄자와 비범죄자, 빈자와 부자, 노인과 젊은이, 내국인과 외국인, 기독교와 이슬람. 서로 다른 기억과 경험은 우리 사이 편을 갈라 대결하고, 대결한다. 그게 우리의 본성이고 우리 인류의 역사이다.
캡틴과 아이언맨의 대결. 사실 어느 편에 서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다. 상대의 기억과 경험을 어느 정도까지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느냐, 팀 한쪽을 차지하며 우리 동네
시빌워를 치르고 있느라 꼭 이 부분을 확인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