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를 위한 남자요리
치킨을 정말 좋아한다. 삼계탕도 좋아한다. 그런데 치킨이나 백숙용 닭이 너무 작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닭을 먹고 싶어졌다. 아니 살이 너무 없잖아. B와 장을 보다가 토종닭 닭볶음용이 있어서, 눈빛 교환을 한 뒤 바로 구매. 대략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나는 이걸로 치킨을 해서 먹고 싶어”
“오빠 근데 토종닭은 좀 질길 거야”
“나는 괜찮은데!”
“이번에 그럼 닭볶음으로 해서 먹어보고 괜찮으면 다음에 오빠 하고 싶은 거 해봐”
“오케이!”
저녁을 스킵하고 그다음 날 아침으로 닭볶음탕을 만들게 되었다.
먼저 닭은 잡내 제거를 위해 우유에 한 10분쯤 담가둔다. 우유가 꽤 들어가는데 흠 사실상 다음 단계가 있기 때문에 생략해도 될 듯.
양념 소스를 제조해보자. 레시피는 아주 간단하다. 맵지 않은 간장 베이스의 닭볶음탕을 할 거기 때문에 고추장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다. 간장 8스푼, 올리고당 3스푼, 설탕 2스푼, 다진 마늘 2스푼, 미림 1스푼. 잘 저어서 포션을 제조해주자.
닭이 우유에 빠져있는 동안 물을 끓여둔다. 물이 끓으면 닭을 넣어서 한번 데쳐준다. 이래야 잡내가 완전히 안 난다. 한 10분 정도 데쳐줬다. 올라오는 기름은 제거해주자.
닭볶음탕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감자 대신 고구마가 한 박스 있기 때문에 대신 넣었다. 칼 공포증이 있는 나 대신 B가 고구마 작은 거 2개 양파 1개를 슥슥 잘라서 주었다. 먼저 웍 바닥에 잘 깔아주자.
이렇게 팔팔 끓으면 이제 닭을 구출해주자. 온천 시간 끝났어요 손님. 이제 웍으로 이동하세요.
웍에 닭까지 옮기고 아까 만든 양념을 뿌려준다. 불을 올리고 물 3컵 정도를 부어준다. 이제 시간 싸움이다. 고구마가 다 익을 때까지, 양념이 닭에 밸 때까지 해야 돼서 시간이 꽤 걸린다.
중간에 뒤적뒤적 양념을 골고루 해주고 고구마 상태를 봐준다. 중간에 한번 후추 톡톡. 요즘 통후추 갈아서 넣는 맛이 들여서 웬만한 요리에 다 후추를 갈아서 넣고 있다. 맛이 안 좋아질 수 없다.
당면도 빠질 수 없다. 당면은 닭이 우유에 빠질 때 물에 담가둬야 한다. 고구마에 젓가락을 넣어서 쑥 들어가면 이제 당면을 넣는다.
당면까지 익으면 불을 끄고 대파와 청양고추 슥슥 자른 거를 휘적휘적해준다. 향만 입히는 거. 이제 끝이다.
아침으로 토종닭이라니. B말대로 좀 질기긴 했는데 나에게는 질기다=쫄깃하다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약간 잔뼈가 많아서 거르는 게 불편했지만 맛은.. 최근 먹었던 닭볶음탕 중에 가장 괜찮았다. 토종닭 좋아… 재요리 의사각!
B의 한줄평 : 이 레시피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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