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를 위한 남자요리
아저씨가 됐는지 국밥이 좋아졌다. 먹으면 으허 하는 아저씨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그 뜨끈한 국물이 주는 중독성이 있다고 할까. 여러 가지 국밥이 있지만 아무래도 그 심플한 콩나물 국밥의 심심하면서 앙칼진 매력이 생각난다. 콩나물의 머리와 몸통이 서로 다른 맛이 나는 걸 아는가? 머리만 따로 먹어서 음미해보면 소고기 맛이 난다. 물론 헛소리고, 우리는 아침으로 콩나물국밥을 해 먹기로 했다. 오징어도 함께.
마트에서 콩나물을 사면 이 정도 나온다. 둘이 먹으면 딱 되는 양. 먼저 알뜰살뜰 씻어준다.
물 4컵 정도 되는 냄비에 콩나물을 넣고 끓여준다. 소금도 반 스푼 정도 넣어준다. 콩나물아, 조금만 힘내렴.
센 불로 끓이다가 약한 불로 끓이고, 나중에는 불을 끄고 뜸을 준다. 그리고 콩나물만 꺼내서 찬물에 헹궈준다. 탱글탱글해져라.
이제 콩나물 삶은 물을 베이스로 국물을 만들어야 한다. 멸치 몇 개랑 다시다 몇 개, 다진 마늘 한 개, 청양고추 한 개 잘라서 넣어준다. 그러고서 팔팔 끓여주면 국물이 우러나오기 시작한다.
한 끓는 물에 5분 정도 육수가 나왔으면 물 한 컵 정도 추가를 하고 건더기를 다 건져준다. 그리고 미리 삶아둔 오징어를 잘라서 넣는다.
이제 대파와 청양고추 약간씩 쓱 넣어주고 끓여준다. 거의 다 됐다. 조금만 힘내!
이제 아까 내놓은 콩나물을 다시 투하한다.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 다시 톡톡. 후추는 안 넣었는데 후추를 넣어도 좋을 듯.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계란도 투하. 끓는 물에 투하하면 조금만 있어도 반숙으로 먹을 수 있다.
끝! 오징어 콩나물 국밥 완성. 지난번에도 한번 했었는데 그때는 콩나물 자체에 양념을 해서 맛을 냈었다. 그때보다 덜 자극적이면서 깔끔한데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도 살아있다. 마지막에는 땀 뻘뻘 흘리며 결국 아저씨 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으허”
B의 한줄평 : 오늘 콩나물 국밥 잘 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