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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이가 성공한 이유

랩으로부터의 기시감

by ASTR

기어코 랩퍼 비와이는 슈퍼스타가 됐다.


쇼미더머니 본선에서 보여준 무대 영상은 백만 뷰를 훌쩍 넘겼고, 그를 찬양하는 댓글이 그득 넘친다. 마치 당연하게 그랬어야 했던 것처럼.



무대의 완성도를 떠나 비와이를 오래 전부터 알던 사람이라면 그 무대 영상을 보고 이상한, 묘한 느낌에 휩싸일 것이다.


그래, 이건 기시감이다.

우리는 이미 이 무대를 그의 과거 음악에서 봤었다.


오래 전 정말 아무것도 아니였던, 그의 가사처럼 '밑바닥'일 때부터 말이다. 비와이는 자신 뿐만 아니라 그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에게까지 그가 성공할 거란걸 믿게 만들었다. 단순히 탁월한 랩 실력 때문이 아니다.



비와이의 목소리에는 단순한 확신을 넘어선 단단한 무언가가 있다. 그가 그리는 미래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우리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니.


그래서 'Forever' 무대를 보며 - 밑바닥에서 벗어나 - 언젠가 그가 그렸던 무대를 기어코 현실로 만들어내는 걸 보면서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실을 끌어당기는 믿음일까.


아무도 이런 타입의 아티스트를 만나본 적 없다. 음악으로 꿈을 그리고 그걸 이뤄내는 걸 보여주는 아티스트라니.



비와이가 가진 믿음은 그가 노래하는 가사와 일관적이다. 어느새 힙합이 자기 자랑, 돈 자랑, 여자 꼬시는 이야기, 다른 사람 디스하는 주제로 한정되어 버린 상황에서 그는


"근데 얘들아 난 저걸 따라가지 않아 더 가치있는 걸 바라보지 영원한 걸 따라가렴"


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익숙해졌던 모든 음악의 가사와 이야기들을 한순간에 '아무 것도 아님'으로 만들어 버린다. 사실이다. 영원한 것에 무엇을 비할 수 있을까.


비와이는 변하지 않는 영원을 택했다. 그리고 그 믿음은 현실을 당기는 힘을 갖게 됐다. 호흡을 길게, 그가 멈추지 않는 이유. 그렇게 비와이가 뱉은 랩이 주는 기시감은 현재진행형이다.



비와이는 이제 그래미에 오르는 꿈을 꾼다. 그가 실제 그렇게 가사에 적었다. 그런데 이게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는다. 그가 머릿속에서 미리 본 미래를 가사로 써서 우리에게 들려줬고, 그가 그렇게 이뤄질거라 믿는만큼 실제로 그렇게 될거란 묘한 확신이 드는 것이다.


언젠가 나만 알았으면 좋았을 뮤지션에서 기어코 슈퍼스타 랩퍼가 된 비와이. 그의 목소리에 기시감을 느끼며, 또 언젠가 느낄 기시감을 기대하게 된다.


Be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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