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한민국 단상
N사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 그 해의 창의 기업으로 올랐고, 게임 단말기 실패 후 떨어졌던 브랜드 가치는 다시 수직상승했다.
이게 다 포켓몬 GO 때문이다.
게임 앱이 출시된지 한달 만에 트위터 사용자 수를 따라잡았다. 이번 업데이트로 채팅 기능이 생겼다. 이제 사람들은 페이스북 대신 포켓몬 GO를 활용해 현실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난다. 정모가 활발해졌고,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많이 걸어다니게 됐다. 이 AR과 게임의 영약한 만남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사라진지 오래다.
- 이것은 사회 현상이다
게임이 출시된지 6개월이 지났을 때, 이같은 제목으로 포켓몬 GO의 성공을 특집 취재한 기사가 나왔다. 국내 유력지였다. 그리고 이 기사를 하필이면 VIP가 보게 됐다.
며칠 뒤, 유명 게임제작사 간부는 전화 한통을 받는다. 그는 자신을 청와대에서 일한다고 밝혔다.
"하필이면 VIP가 오늘 신문을 봤네. 아이참.이번에 중요한 건이니까 한번만 도와줘."
그리고 다음날 아침 국무회의에서는 VIP의 발언이 그대로 실렸다.
포켓몬 GO라고 그, 핸드폰으로 하는 게임이 있는데 이게 나온 뒤에 전세계적으로 굉장한 인기를 끌어서 이 게임 하나로 지금 N사가 벌어들인 돈이 우리나라 자동차 전체 수출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세계 사람들이 모두 핸드폰 들고 있어요. 포켓몬 이란 거 잡으려고. 보이지도 않는거. 사회현상이라고 그럴 정도로. 이게 크리에이티브에요. 크리에이티브. 안그래도 우리나라가 지금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아니겠습니까? 크리에이티브를 국가경쟁력으로 하나로 만들어가지고 이 게임처럼 제대로 승부를 봐보자 이런 말이죠. 요즘처럼 어려운 때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크리에이티브. 모두들 잘 새겨주기길 바랍니다.
며칠 뒤 보좌관은 국내 지도를 G사에 제공하고 있는 S그룹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포켓몬 GO 그거 아무리 외국에서 난리여도 우리나라에는 못 들어와요."
"그래요?"
"생각해보세요. 우리나라 국민들 세금으로 만든 지도 데이터를 공짜로 달라니, 도둑놈이지. 게다가 우리나라는 지금 휴전국 아닙니까? 군 시설 정보도 다 드러날텐데. 안돼죠."
"아... 정말 안되겠네요"
"그렇죠."
"그런데 잘 됐네요."
"네?"
"다르게 이야기하면 우리나라에서 만들면 일단 다 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 않습니까? 외국 기업한테 지도 줘서 하지 말고, 우리 기업이 하는거에요. 포켓몬고 그거 기술적으로 어렵지는 않잖아요? 비슷하게 만들어서 우리나라 전용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희가 가지고 있는 지도 데이터로는 가능하죠. 게임 제작 자회사도 있기 때문에 뭐 어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그럼 됐네요! 한국형 포켓몬 GO! 일명 포켓몬 K 프로젝트, 어때요?"
"하하 이름 느낌은 좋네요."
"우리나라에만 있는 캐릭터들을 발굴해서, 뭐 해치나 뽀로로나 이런 것들 있잖아요? 한국에서만 잡을 수 있다! 한국의 대표 관광지에 가면 뭐가 있다! 이러면 외국에서 찾아오기도 할거고! 관광유치도 되고, 어때요?"
"아이디어 좋네요! 한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니,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네?"
"확정이에요 확정. 올해 안에 만들어야 돼요."
"올해는 3개월 밖에 안남았는데..."
"아니, 정부에서 돈 주지 아이디어 주지 홍보도 다 해주지 이렇게 다 만들어둔 밥에 지금 재 뿌리시겠다는거요?"
"안하겠다는게 아니라..."
"됐고, 다음주에 이거 관련해서 게임사 그 어디야 N사랑 같이 기자회견 엽니다. 제안서 준비해주세요. 이번주까지."
"아.. 알겠습니다"
며칠 뒤에 나온 보도자료의 제목은 이와 같았다.
'한국형 포켓몬 GO 개발, AR시대 선도한다'
포켓몬 K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아무도 만든지 몰랐다.
10억으로 6개월만에 만든 한국형 유튜브가 그랬고, 83억이 들어간 공인인증전자주소 전자메일 '샵(#)메일'이 그랬던 것과 5년간 1조를 들이부어 만들 예정인 한국형 알파고가 분명히 그럴 것처럼.
* 위글은 픽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