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미덕 1

피부미녀의 비결

by Lulina

거울을 보고 있자니 그 여름 엄마가 떠오른다. 수다를 떨면서도 마사지 크림을 바르던 손끝, 어디 한 군데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점검하던 눈동자들은 틈틈이 날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익숙하고도 익숙하던 냉장고 음료칸의 마사지팩들. 엄마가 물어본다.

“진아 마사지팩 하나 하고 잘래?”



내 기억 속 엄마는 65세로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으신다. 내가 아는 그 어떤 65세 여자분들보다 피부가 좋았던 엄마. 친구들이랑 피부과 상담을 가도 잡티 제거만 하라며 피부 칭찬이 자자했다는 엄마. 종종 자랑하며 웃는 엄마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엄마의 자취를 지우면서 냉장고 칸에 있던 마사지 팩은 동생과 내가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내걸 사며 엄마에게 드렸던 마사지 크림은 동생 편에 보내며, 엄마가 또 사달라던 다 써가는 마사지 크림은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그래서 인가보다. 거울을 보며 마사지 크림을 바르고 있을 때면 엄마가 더 많이 떠오른다. 아직 수북이 쌓인 마사지팩들을 보며, 엄마가 얼마나 부지런했던가 짐작만 할 뿐이다. 부지런하고 꾸준해야 엄마처럼 그렇게 고운 피부를 가지나 보다. 엄마는 얼핏 보면 40대 같아 보이기도 했으니, 같이 다니면 언니 같단 이야기를 그 여름에 듣고 또 들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눈이 동그레 지며 내심 좋아하던 엄마. 오늘 밤도 얼굴에 마사지크림을 꼼꼼히 발라야겠다. 그 여름에 엄마 손끝처럼 야무지고 꼼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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