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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생명 존재 가능성

Perseverance Mars rover mission

by astrodiary

미국 현지 시각 9월 10일 오전 11시,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서 중대 발표를 하였다. 2020년 7월에 발사되어 2021년 2월에 화성에 착륙한 뒤 탐사를 시작한 탐사로봇 Perseverance가 보내온 자료에서 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mars_crator.jpg 화성 표면의 예제로 분화구와 체야바 폭포. 강이 흐른 혼적과 떠내려 온 물질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지형이 보인다.

위의 화성 표면 사진에 보이는 예제로 분화구 (Jezero crater)에 있는 체야바 폭포 (Cheyava Falls)에서 채취한 암석과 토양 자료를 분석한 결과 Redox 반응의 결과로 생겨난 광물이 검출된 것이다.


Redox (reduction과 oxidation을 합쳐서 부르는 용어) 반응은 원자의 산화수가 변하는 화학반응으로, 전자의 주고받음이 일어나는 산화 (전자를 잃는 반응, oxidation)와 환원(전자를 얻는 반응, reduction)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반응에서 자신을 산화시키면서 다른 물질을 환원시키는 물질을 환원제라고 하고, 자신을 환원시키면서 다른 물질을 산화시키는 물질을 산화제라고 한다. 철이 산소와 반응하여 녹이 스는 현상과 불이 나는 현상 모두 Redox 반응의 결과이다. 불이 나는 경우의 Redox 반응을 예로 들면, 이때 산소 분자는 전자를 얻어 물 분자로 환원된다 (이때 산소와 결합한 물질, 즉 불이 붙은 물질은 산화한다). 그런데 도대체 Redox 반응이 생명체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생명체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에너지이다.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분자생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Redox 반응이 일어날 때마다 나오는 에너지가 생명체의 활동을 유지시키는 근원이라고 한다. 호흡을 통해 들이마신 산소는 생명체 안에서 유기화합물과 반응 (산화 반응)하여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이를 연료로 세포는 활동을 한다. 하지만 이때 반응이 불이 나는 것처럼 너무 빨리 폭발적으로 일어나 버리면 에너지를 조절하기 힘들고 세포는 생명활동을 지속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가 없다. 따라서 여러 단계를 거쳐 적당한 에너지가 나오는 반응이 연속적으로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자를 충분히 공급해 주면서 반응을 유지시킬 수 있는 촉매와 같은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생물학자들이 찾아낸 것이 황화철 (Iron sulfide)이나 인산철 (Iron phosphate)과 같은 광물이다. 그런데 이번에 체야바 폭포의 퇴적지형에서 Redox 반응으로 생겨난 것으로 보이는 이 광물들과 이들과 반응한 흔적이 확인된 것이다.


생명체의 기본구조인 유기화합물을 이루는 탄소와 수소의 결합을 만들어 내려면, 행성의 원시대기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그렇게 믿을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이산화탄소에 전자를 전달해 주어 이 여분의 전자와의 결합손을 채우기 위해 안달 난 수소와의 결합을 가능하게 해 주어야 한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전자 공급원은 물이다. 하지만 전자 두 개를 잃은 상태의 제일철 (ferrous Iron)도 전자공급원이 될 수 있으며, 이렇게 전자를 얻고 잃는 Redox 반응의 결과로 생겨난 철이 포함된 광물이 과거 물이 흐른 곳에 형성된 퇴적층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유기화합물의 존재를 지지하는 굉장히 중요한 발견이다.


물론 이 결과 만으로는 화성에 현재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과거 어느 시점에 화성에서 생명체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화합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이 결과는 앞으로 우주 생명체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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