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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 Feb 04. 2023

첫걸음, 그 나약한 기억력에 감사한다.

아직 어린 어른

저마다 각자 짊어질 수 있는 만큼의,
삶의 무게를 어깨에 올려준다



누가? 하늘이? 믿지 못하겠다.


누구라도 따라 할 수 있다지만, 결코 나는 따라 하기 힘든 어떤 이의 자기 개발서를 보는 것 같았다.


그저 내려 놓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서,

한번이라도 극복한 적이 있었던가 의심이 들었다.


특히나 요즘 같은 겨울 한 철, 이렇게 저질 체력 상태에서는 말이다.




처음으로 세상의 공기를 들이마시던 날.

낯설고 당황스러운 경, 어떻게 숨 쉬어야 하는지 몰라 터져 나오던 커다란 울음. 그 울음이 처음으로 나를 둘러싼 절대적 두려움을  표현하던 언어이 성공의 시작이다.


처음 두 발로 나를 일으켜 세우던 날.

기억할 수 없는 수많은 시행착오들 속에서, 넘어짐을 기억하지 못한 나약한 기억력. 그 나약한 기억력다시 일어서는 수고로움을 반복 하게 해 주었다.




이른 아침 통근 버스를 기다리다가, 최근에야 꽃을 살 수 있는 커다란 무인 자판기를 보았다. 조금씩 빨라지는 동터오는 시간이  꽃 파는 무인 자판기를 알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춥지 않아? 예쁘네


헉! 자연스럽게 꽃들에게 말을 건냈다.

이것은 감성 충만인가?

아니면 그 무섭다는 남성 갱년기? 인가?

감정이입..  힘들어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들이  있다.

경험 빼고는 내 세울 것이 없다. 현재의 나는.

그런데 지금까지의 경험이 무색하게도, 처음 보고 듣는 풍경들이 들이 닥고 있다.


, 준비했던 것들이 없, 어린아이가 되었다.

처음 시작의 그 두려움,

한참 바닥으로 떨어지고 실제보다 예민해진 두려움의 역치.


그래서 난 뭘 할 수 있을까?

"뭘" 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불안해졌다.

반복되는 실수와 뒤뚱뒤뚱 중심을 찾으려는 모습이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이와 같다.


 돌아 자리를 찾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가 낯설다.


유독 나만 힘든 것 같고,

유독 하는 것 같고,

쪼기는 왜 이리 쪼아 되고..

구시렁구시렁..

내뱉은 혼잣말이 귀에 들려온다.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이런 "아제"같으니라고...

노래 가사가 툭 튀어나왔다.


또 하나 인정 할 것이 생겼다.

나..  

아제 구나.




갓난 아이도 처음 세상과 마주할 때 싸워야 하는 것들이 있다. 기억하지 못 핫 것 뿐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갓난 아이였다.다시 갓난 아이가 된 것 뿐이다.

쓴웃음과 함께 지금 이 다크 다크 딥 딥 한 블루데이, 잊어 보려고 한다.


나약한 기억력으로, 첫걸음마처럼 잊어버리려 한다.

뭘 이겨보겠다는 웅장한 것 말고,

잊고  있던 그때의 그 나약한 기억력을 불러본.


그래, 잊어버리고 다시 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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