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또 뭐라고... 뭐.. 그렇다고
어두운 밤거리를 걷고 있다
주위를 채우는 나의 숨소리, 나의 뛰는 심장 소리
혼자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지독한 감각의 각성
부스럭
순간 뒤에서 들리는 소리
가슴에서 뛰던 심장이 혈관을 타고 올라와 귓가에 뛰기 시작한다
돌아보면 안 된다고 중얼거려 보지만, 이길 수 없는 호기심
흔들리는 마음을 가다듬고서 뒤를 휙 돌아본다.
1시간이 넘어가는 전철 안에서 바라보는 수많은 인간군상이 있다.
평소 보지 못하던 내 모습을 사람들 속에서 확인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낫 모르는 이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불안과 기대를 "취객"이란 이름으로 넘기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육신과 정신이, 그것도 취해버린 정신이 마치 관조하듯이 나를 바라보는 분리를 경험했다면..
마이... 취했네
한 번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체, 경계만 맴돌고 있으니 에라 잊어버리자
놔버리자 쓸모없는 이성이여
마이... 취했네
순간. 눈에 들어오는 무엇!
그것이 자신의 전생이란다.
이런~
“비닐봉지”
나의 전생이... 까만 비닐봉지... 정녕?
늦은 저녁시간 취객을 피하면서 걸었다.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리는 비닐봉지들...
분리수거 생각도 나고 이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 나도 그렇고...
이미 만성이 되어 버린 듯한, 흔하디 흔한 광경을 다시 보고 있자니...
어릴 적 실없이 주고받던 "전생 체험"이 생각났다.
이런 익숙한 광경이 나의 과거, 전생이라면
아~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