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고 놀았는데..
醉思君 (十月某日) 與申翁 / 사취군 (시월모일) 여신옹
君曰(군왈)
秋月被黑衣 君愁乎(추월피흑의 군수호)
我與月戲中 君安乎(아여월희중 군안호)
雖有事如此 君宜笑(수유사여차 군의소)
若在君三成 君何地(약재군삼성 군하지)
對曰(대왈)
方今從予月(방금종여월)
須臾至於君(수유지어군)
一夜事二漢(일야사이한)
以羞掩半面(이수엄반면)
취하여 그대 생각나 (시월 언제인가) 신옹에게 보내오
그대 말했지
가을 달이 검은 옷을 덮고 있다 그대 시름겨운가?
나 달 더불어 희롱하는 중인데 그대 편안하신가?
비록 일이 있었도 이 같으니 그대 의당 비웃겠지
만약 그대 있다면 삼인이 이뤄지는데 그대 어디 있는가?
대답해 말하지
방금 나를 따르던 달이
잠깐 사이에 그대에게 이르렀군
하룻밤에 두 한량을 섬겼으니
부끄러워 반쪽 얼굴 가리는 것이라네
형! 기억나요?
우리 한때는 술기운에 많이도 어울렸는데..
돌 볼 처자식도 없고, 돈도 없고, 개념도 없던 시절이요.
뭐 지금도 딱히 있어 보이진 않지만..
달밤에 주고받았던 끄적거림이 그립네요.
따로 떨어져 술을 마셔도 같은 달밤이라면 함께 있는 것이라며, 허세를 달리던 그 날이요.
공맹을 이야기하기보다 이태백이니 주태백이니 하며 시답지 않은 농담을 던지던 그 날이요.
오늘이 그런 날인가 봐요.
변덕스러운 날씨만큼 기분도 콩닥콩닥..
찬기운이 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비염에 띵한 머릿속이
비워내자
라며 아우성을 치네요. 무엇을 더 비워야 할지 몰라 연신 콧물만 비워내다 마치 취한 것 같은 멍 때림의 시간이 찾아왔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아니면 형이 그리웠는지...
술기운이 오르면 무어라 무어라 글을 써보고 싶었던 시절이 떠 올랐어요.
한동안 들춰보지 않던 파일 더미를 뒤져서 지난 추억을 소환하게 되네요.
잘 지내시죠?
바쁘다는 핑계만 되고 찾아가 보지도 못하네요.
우야둥둥 살아만 계세요.
살아있음 한번 보겠지요. 뭐~
다시 보게 되면 같이 술 한잔 하자고요.
전처럼은 아니더라도 툭 터놓고 다가올 시간 말고, 지난 시간을 같이 안주삼아 보자고요.
그때도 달이 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