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웃음소리

함께하는 시간

by 진이

늦잠을 자고 싶은 주말 아침이다.

여지없이 일찍 일어난 아이들이 아빠를 깨운다.


어린이 방송 틀어줘


주중에는 그렇게 못 일어나던 아이들 이건만....

분주한 아이들을 어린이 방송으로 진정시키고, 같이 먹을 늦은 아침을 준비한다.


포장된 김을 잘게 자르다가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는 아이 셋을 어떻게 키웠을까?





밥 먹어라

쪼르르 달려 나오면 늘 밥상은 차리고 있는 중이었다.


엄마.. 밥 없잖아..


그러면 엄마는 늘

이제 다 됐어

하며, 어서 앉으라며 재촉하였다.


이제 그때의 엄마처럼 나도 차려지지 않은 밥상을 두고서 아이들을 부른다.


藥兒 / 李廷稷 (약아 / 이정직)


藥兒未斷乳 饑飽稍能諳(약아미단유 기포초능암)
學母牙牙語 星三我亦三( 학모아아어 성삼아역삼)
抱弄烏可已 三歲能雀躍( 포롱오가이 삼세능작약)
一笑忘煩憂 是謂吾之藥( 일소망번우 시위오지약)


약아는 젓도 끊지 못했지만 배 부르고 고픈 걸 절로 알아 가고 있네

어미에게 옹알옹알 말 배워서 '별 셋 나도 셋'하네

품에 안고 놀고 싶은 걸 그칠 수 없지만, 세 살이라고 뛰어 놀기를 좋아하네

한 번 웃으면 근심 걱정이 잊히니 나의 약이라고 이른다네


아이와 같이 생활하다 보면,

전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고 전 같지 않은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시간의 구속을 받지 않는 이런 감정들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나 보다.

아이를 돌보느라 지친 어미는 잠을 재우려 수많은 별을 함께 세어 보았을 것이다. 막일도 이런 폼 안나는 막일이 없지만, 그런 모습조차 아빠의 눈에는 예쁘기만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많지 못하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른다. 품 안에 자식이라고 하기에, 품을 벗어나 뛰노는 걸 더 좋아하는 아이를 보면

언제 이렇게 컸지?

하며, 한번 더 바라보게 된다. 언제 끝이 될지 모르는 고된 일상이지만 아이가 이렇게 한번 웃어주면, 무겁기만 한 몸도 마음도 풀어진다. 그 어떤 약보다도, 비타민 보다도 좋은 아이의 웃음소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생선을 굽는다.

뼈 바른 고등어와 조기를 구우면서 왠지 모를 분주함에 손이 바빴다. 사이사이 이유 없이 깔깔 거리는 두 딸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도 그렇다. 딸아이의 웃음소리에 따라 웃음이 나온다.


아빠 엄마. 두 분도 지금 저와 같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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