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오프라인이고 싶다

깨톡.. 미안하지만..

by 진이

시공간을 가리지 않는


깨톡


무심결에 귀에 대고

네. 어디에 누구입니다

관등성명을 대고는 피식 웃어버린다. 전화벨처럼 요란하게 울리더니... '깨톡'이었다.


주말을 가리지 않는 부지런함과 열정으로,

당직 근무에 매진하고 있는 동료의 수고로움이 실시간 그대로 "깨톡 깨톡" 메아리치며 다가온다.



大谷書坐/成運 대곡서좌/성운


夏木成帷晝日昏 / 하목성유주일혼

水聲禽語靜中喧 / 수성금어정중훤

已知路絶無人到 / 이지로절무인도

猶倩山雲鎖洞門 / 유천산운쇄동문


여름 나무는 장막이 되어 낮에도 어둡고

물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만이 고요한 중에 시끄럽네

이미 길은 끊어져 도착할 이 없는 걸 알지만

외려 산 구름에게 골짜기 문을 잠가 달라 청하네



소통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 가끔 두통을 불러올 때가 있다. 더구나 원치 않는 억지 소통도 생기기도 하고. 손에서 놓지 못하고 늘 매만지는 촉감이 있어야 안심이 되는 것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접속상태를 확인하기 위함 인 것 같다.


온라인상에 "나 여기 있어요" 하고 대답할 준비 상태.


준비되지 못한 소통의 창구가 가끔 지독한 두통의 원인이 된다.


할 수 있다면 가끔은 오프라인 상태이고 싶다.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다가도, 어는 순간 오롯이 대면할 "나"를 만나고 싶다. 그동안 힘들 었으니 잠시 쉬었다 가자고 말해줄 거다. 잘해왔고 잘해갈 수 있으니 지금 잠시 문을 걸어 잠그고 "나"를 위해, 그동안의 편리한 일상을 벗어난 오프라인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다. 나도 몰래 슬쩍 곁눈질할 것만 같은 스마트폰은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그리워질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는 물 흐르는 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묻어 보려 한다.


소통하지 못해 오는 외로움과 수없는 소통 속에서 오는 공허함. 이랬다 저랬다 변덕이 심하기도 하다. 그래도 한번쯤은 진짜 외로워하고 있었을 "나"와 소통하기 위해 오프라인을 내걸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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