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노예의 꿈

그런 척.척.척. 돌아가자

by 진이


어디선가 본 듯 한, 어디선가 들은 듯한 것들이 반복되며 데자뷔를 이룰 때 알게 되는 한 가지


지난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되풀이되는 답답함은 희극처럼 지나간다.


뻔히 들여다 보이는 속셈을 알면서도, 또다시 속는 것이 더 편한 것이라며 그 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결이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치장하기 바쁘지만, 정작 다르다는 것이 왜 틀린 것인지 물어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 속에 종종걸음으로 붙어 있으려고 하는 나의 모습.


누가 말했던가?

왜 분노하지 않느냐고..


오늘 하루도 무사히


오늘 하루, 그저 나의 무사함을 바라는 것이

꿈을 꾸는 분노보다는 현실적이며 편하다.


스스로 매일매일 졸라매는 넥타이에 "오늘 하루도 무사히"를 외우면서, 그렇게 자발적인 노예가 되어 큰 수레바퀴를 따라 움직이며 아무렇지 않은 척, 모르는 척, 무심한 척하며 반복되는 삶에 안착하려 한다. 세상 가장 슬픈 목소리로

내게도 꿈이 있었다

말하는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찾아서, 오늘 하루 어쩔 수 없는 비교와 그를 통한 안위를 즐기려 하고 있다.


나는 지금 노예일까?

스스로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면,

그래 난 노예로 남아있다. 주인을 잃어버린 채 남아있다.


벗어 날 수 있을까?



歸去來辭 / 陶淵明 (귀거래사 / 도연명)


歸去來兮(귀거래혜)

田園將蕪胡不歸(전원장무호부귀)

旣自以心爲形役(기자이심위형역)

奚惆愴而獨悲(해추창이독비)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부간)

知來者之可追(지래자지가추)


돌아가리라

전원이 황폐해 지려 하니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미 그렇게 마음이 몸의 부림을 받는구나

어찌 상심하여 홀로 슬퍼하는가

이미 가 버린 것은 간언 할 수 없음을 깨닫고

다가오는 것은 쫒아 갈 수 있음을 알았다


세상사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새롭게 시작하려 할 때 '지금'은 이미 지난 시간이 되어버린다. '지금'의 속박에 묶여 있는 '몸'의 노예 상태를 버리고, '마음'으로 '돌아가려는 곳'으로 향하는 사람의 용기에, 그 오랜 시간의 간극이 있음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아직은 그만큼 용기가 자라지 못했지만, 잠시 멈춰서 다 들어보지 못한 말을 보고 또 들어 보게 된다.


歸去來兮 돌아가리라


나도 꿈을 꾼다.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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