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깨고서

다시 꿈을 꾸려한다

by 진이

꿈을 꾸었다


'자살'

아니 자살이라 자위하는 살인


눈을 뜨고 식구들을 바라보았다

일어나지 않은 상상을 후회하며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陰崖白雪 / 尹祥 (음애백설 / 윤상)


陰崖恒抱雪 (음애항포설)

春壑不成溪 (춘학불성계)

人事何曾說 (인사하증설)

天工向此迷 (천공향차미)


그늘진 벼랑의 흰 눈


그늘진 벼랑은 언제나 눈을 품고 있어서

봄이 든 골짜기라도 시내를 이루어 흐르지 못하네

사람이 하는 일이야 어찌 거듭 말하겠는가

하늘이 하는 일은 이 미혹속에 향해있네


혼자서 시간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연의 흐름을 보고 계절을 알고 느낀다. 겨울과 봄을 한 번에 끌어안을 수 있는 자연의 품을 닮은 사람이라면, "아~" 하고, 그 넓은 포용력에 감탄할 수 있겠지만..

악몽 하나에 의심하고 혼란에 빠져든다.
선명한 꿈속의 내 모습처럼,
곧 다시 잊어버린 듯 살겠지만...


숨 쉬는 공기처럼, 어는 순간 덥쳐온 결핍에 잠을 깨고 가쁜 숨을 붙들려했다. 당황스러운 공허함에 다시 잠들기 힘들었다. 저마다의 사연에 다르게 읽히는 옛시인의 한마디 한마디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감추려 해도 고개를 내미는 마음속에 얼어붙은 눈덩이들은, 봄이 오고 꽃망울을 움트는 날이 와도 녹지 않고 숨어있었다. 잠시 잊어버려서 다 흘러 가버린 줄만 알았는데...



모든 고민을 다 풀어 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어린 시절


19의 序


누군가가 보고 싶다. 근대 그게 누군 지를 모르겠다.

막연히 누군가가 그리워지는데, 도대체 그게 누군 지를 모르겠다.

항상 곁에 있었고 가끔씩은 말을 걸어오기도 했지만 항상 찾을 수 없었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을 때 뭐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있는 대

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나를 죽여 나를 살린다

선홍빛 붉은 설움이 분수로 흩어진다

곱게도 물든 금붕어들

드러난 고통이 무디어질수록

떠지는 파아란 눈


하늘을 품는다

태양이 되자. 태양이 돼야 한다.

인간이 만든 발광체는 자기 몸에 가려서 자기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태양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는다.

스스로 붉게 타고 있는 별이다.


달이 되기는 싫다.

태양의 빛을 받아서 빛나는 척하는 달은 싫다.

스스로 태워서 빛을 내는 태양이 돼야 한다.

나로서, 남이 아닌 나로서 살아야만 한다

고통스럽게 나를 찾는 나도, 찾고 있는 나도, 태양처럼 타 버려서

나로서, 태양으로 살아야 한다



잠든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본다.

선명하게 남아있는 꿈속엔 내가 내려놓으려 한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진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묵직하게 저려오는 한구석에서부터 찬기운이 올라왔다. 그런 일은 없을 거라며, 살아가야 함을 다독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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