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마신 술 맛이 생각나네요

전처럼 지금만 생각하면서요

by 진이

술자리를 만드는 이유중에는 "그냥 보고 싶어서" 인 경우도 있다. 쑥스럽게 "보고 싶었다"는 말을 못하니 "술이나 한잔 합시다"며 두리뭉실 뜻을 비추곤 한다. 술에 술을 안주 삼던 강철 위장은 온데 간데 없어졌지만, 이제야 조금 '좋은 안주'를 구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주하고 있다는 것.
이 것 만큼 질리지 않는 안주거리는 없을 것같다. 그리고 조금씩 달라져 있겠지만 "그" 사람이라면 더 좋겠다.

한 잔 술 앞에 망설이게 되는 요즈음에, 마음을 나누기 보다는 술잔만 기울여 나누는 요즈음에, 그리 먼 지난날은 아니지만 제 멋에 취해 나누던 마음이 그립다.




別酒終宵悲歌詠 (별주종소비가영)

焉啻懶夫荒妄情 (언시나부황만정)

聞有越南下龍灣 (문유월남하용만)

不忘乎老兄之名 (불망호노형지명)

送龍大兄作 (송용대형작)


孟冬雪華美而寒 (맹동설화미이한)

畵盛芳草近无薰 (화성방초근무훈)

晩風追靑雲日常 (만풍추청운일상)

執手覨 睛今是偕 (집수악정금시해)


이별의 술을 마시며 밤이 다하도록 슬픈 노래를 읊는 것이, 어찌 하찮은 사람의 황망한 정일 뿐이겠는가.
듣자하니 월남엔 용이 내려 온 만이 있다고 하니, 잊지 마시오. 노형의 이름을..
용대형을 보내며 짓다


한겨울의 눈꽃은 아름다워도 차갑지

그림속의 무성한 향기 좋은 풀들은 가까이 하여도 좋은 향이 없다네

만풍이 청운을 쫒는 것은 일상이니

손을 잡고 오래도록 눈동자를 보며 지금 이곳에 함께 합시다.




추억도 마주보며 나눌때 좋은 안주 인 듯 하다.

떨어져 지낸 시간만큼 변해 있을 서로의 안부도 궁금하지만, 변하지 않았기를 바라는 옛생각에 기분 좋을 만큼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날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