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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마 Jul 15. 2018

퇴사하겠습니다. (2)

영혼을 담아 준비하는 퇴사

(1) 편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퇴사한다는 것은]

정년은 어디까지나 회사가 임의로 구분한 물리적 시기

제2의 인생이라는 퇴사 후 삶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찾아야 한다.

있으면 편리하다고 생각한 것이 없으면 불편한 것으로 둔갑되고 있다.

없어도 살 수 있는 그 마지막엔 '회사'라는 존재가 있다.

퇴사 = 자립 ; 의존하고 있던 회사-돈으로부터 독립하는 것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팩폭)]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돈에 인생을 지배당하는 것 아닌가?

황금만능주의 인생에서 타게 된 내릴 수 없는 열차

회사원이 열심히 일하는 원동력은 '돈'과 '인사'


이어지는 (2) 편은 퇴사를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합니다. 저자를 통해 들어본 퇴사 준비물 3가지

1) '일'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기

2) '회사'의 의존도 낮추기 ; 돈으로 멀어지기 + 좋아하는 일 찾아보기

3) '회사'는 돈 버는 곳이 아닌 배움터로 생각 전환


시작해보겠습니다.




#'퇴사' 어떻게 준비할까


첫 번째, '일'에 대한 마음가짐


돈이 필요 없어지면, 일이 재미있어진다.


저자의 말을 좀 더 빌려 보겠습니다.


일이란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돈을 받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그것은 놀이와는 다릅니다.

일이란 원래, 사람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는 훌륭한 행위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기뻐할지 고민하는 것은, 무엇보다 창조적이고 가슴 뛰는 행위입니다. 그건 돈이나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 회사 ≠ 일 '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돈과 성과를 위해 시키는 '일'만을 쫓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일은 재미있을 수도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꾸 그 구조에만 갇히면 돈-평가를 기대하게만 됩니다. 회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기뻐할지를 기획하는 일'을 찾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란 대상은 동료일 수도 상사일 수도 고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으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상사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아니라,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겠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저자는 실제로 '아사히 신문을 바꾸는 모임'이라는 1인 프로젝트를 합니다. 밤늦게까지 구속시키는 마감시간과 그에 대비하여 더 나은 기사가 나오는지를 봤을 때,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마감시간 앞당기기'를 제안하고 실현합니다. 또, 지역 기사 활성화를 위해 '괜찮은 전국 지역판 기사 발굴'하던 일들을 행하게 됩니다. 이후 실제 매월 좋은 기사에 주는 상을 점차 지역판 기사들이 석권하는 형국까지 번졌다고 합니다.


누군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스스로가 발견해 낸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왜, 주위를 둘러보면 시키지도 않았지만 누군가는 매일 뉴스 클리핑을 해서 공유하고, '나눔'이라는 형태 지식과 트렌드를 공유해주고,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에도 적극적인 동료들이 꼭 있습니다. 스스로 찾아내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써 몸은 회사 속에 있지만, "독립된 개인"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내는 습관을 퇴사 전부터 연습하는 셈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 회사 따위 무섭지 않아


① 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자기 안에 있는 '회사 의존도'를 낮추라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돈'과 '인사'에 연연하지 말자는 것이죠.


저자의 이야기는 '부업'을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를 다니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돈'. 황금만능주의 세상;돈-소비-즐거움이 아닌 '돈을 들이지 않는 즐거움을 찾아'보고자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돈'이 분명 쌓이게 될 것이고 회사에 대한 '자세'가 사뭇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좀 더 많이 벌어서" 노후를 위한 저축금액을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늘리자는 아닙니다. 습관적으로 돈을 써서 만족을 했던 일들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고 나서, '돈 들이지 않는 즐거움'으로 대체하면서 저축을 하는 것이죠.


아마로 이런 이야기 아닐까요. 저의 출퇴근길 교통비 이야기를 해보면,

'대중교통을 타고 다닌다'라고 생각했지만 한 달 소비 뜯어보니 택시비.. 엄청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퇴근시간에 -  ('돈 버는데 이 정도는 투자, 시간이 돈이지, 피곤하니 빨리 쉬어야지'라고 생각하며 택시로 집 가는 일이 많았죠.)


그래서 택시비 줄이기 프로젝트를 스스로 다짐, 실천에 나섭니다.


(버스)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는 강남역, 근데 지하철 1 정거장 가서 기다리다 탐.

(지하철) 지하철 1번 환승해서 가면 빠른데, 지하철역~집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는 걸림.


뭔가 약간씩 애매한 이 상황이 '편한' 택시 퇴근을 부추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선 좀 더 빠른 지하철 퇴근을 하기로 합니다. 집~지하철역 먼 거리라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수월하게 가기 위한 방법 '따릉이(대여 자전거)'를 신청합니다. 때 마침 봄(3월 말)부터 시작하니 날씨도 더 기분 좋게 도와줍니다. 어느덧 과거 한 달에 택시 10회 이상이 이제는 2번 정도로 줄었습니다. 8,000원 정도 거리인데요, 8번 안 타니까 월 6만 원 정도가 비용 세이브되었습니다.


만족감은? 덩달아 운동도 할 겸- 좋은 것 같습니다. 하다 보니 역삼 → 강남 가는 지하철 1 정거장도 걸어가게 됩니다. 이제는 10분 정도 걷고 7~8분 자전거도 타는 셈입니다. 지옥철로 변하는 그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뜻하지 않은 석양이라는 멋진 풍경도 본 감사한 경험도 하게 됩니다. 시간으로만 따지만 택시일 수 있지만 불필요한 피로도를 줄이고, 음악도 듣고, 약간의 운동도 하고 덤으로 얻어지는 풍경을 보는 '즐거움'이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좌)대표적인 지옥철 2호선 퇴근 (우)퇴근길 지하철역에서 맞이한 석양



② 회사일 외에 '좋아하는 일' 찾기


회사에서 일하는 것 말고 무엇이든 좋으니
좋아하는 일을 찾아봅시다


'일'='회사'는 아닌 것처럼, '회사'='인생'도 아닙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듯이 지금은 그냥 회사에 잠시 몸을 담고 있을 뿐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자신과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인해 우리의 가치관이 어느 한쪽에만 치우쳐져 판단하기보다, 상황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과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취미 중 하나인 책 읽기였던 저는 외부 독서모임을 기웃거리게 됩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트레바리를 시작으로 성장판 독서모임, 마케팅 관련 독서모임 부런치(boolunch)까지 점점 넓게 참여하게 됩니다. 참가해보니 무엇보다 혼자 읽을 때 보다 더 좋습니다. 혼자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남들 통해서 알게 되며 시야가 넓어집니다. 책이란 주제를 통해 서로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경험을 공유받으며 자극도 됩니다. 이렇게 하나 씩 회사 업무 외에도 관심사에 대한 외부 모임에 눈을 돌리니 업무의 연장선인 브랜드-마케팅 관련 모임 (Be my B)도 참석하게 되고, 회사 그만두면 뭐 먹고 살려나 고민하다 보니 그런 고민의 주제를 가진 모임 '월간 서른'도 만나게 됩니다. 혼자서 고민하거나 정보를 습득하려면 막막했을 것들이 모임을 통해서 수월하게 유용한 정보를 듣고 경험이 쌓이게 됩니다. 뜻하지 않게 같이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일석이조였던 것 같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 '딴짓'에 대한 범위가 넓혀져 갈지는. 하지만, 현재로써는 회사-집으로만 단순하게 반복되는 삶을 사는 것보다는 재미도 있고 스스로가 성장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고 있으니 좋기만 합니다. 조금-바쁠지는 몰라도.



세 번째, 회사란 나를 만들어 가는 곳  


회사란,
제게 더없이 좋은 인생의 학교였습니다.


우선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동료와 선배, 그리고 취재 상대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한 가지 일에 대해, 내 경우에는 '글쓰기'에 대해, 그럭저럭 프로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틀림없이 회사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닙니다. 돈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성격이 맞지 않는 동료와 상사와 어떻게 맞춰갈 것인가.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따르지 않아 자신감을 잃었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불합리한 인사이동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납득할 수 없는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배움이란 것이 살다 보니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습니다만 - )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 들어가면 이제 끝날 것 같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동안 이론을 배웠다면, 이제 그것을 써먹는 실전 세계에서 앞으로 '프로'로 살아남기 위한 응용하고 배워나갑니다. 어찌 보면 선생님들에게 보다 더 혹독하게 혼나가면서 말이죠.


회사라는 곳이 (1) 편에서 이야기했듯이 자칫 돈-성과보상으로만 기대하게 되면 회사에 의존적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내 전문성을 성장시키기 위해 '돈'을 오히려 '받아'가며 배우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실제로도 '배우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자립 혹은 졸업할 시기를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저자의 말을 통해 강조하면,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 가는 곳이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되면, 저자는 '수행'이 끝날 때쯤이라고 생각되면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치- 제자가 스승에게 '이제 하산하겠습니다'라는 것처럼 말이죠.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회사를 그만두는 것 자체는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결단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이 회사와의 싸움이 됐건 은혜 갚음이 됐건 '할 만큼 했다'는 기분을 느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이나가기 에미코는 내일의 죠 명장면처럼 마지막까지 '하얗게 불태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책의 원제는 '혼의 퇴사(魂の退社)' ;  '힘써 퇴사를 준비했다'라는 의미가 그것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어도 살아가는 나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까요?

어느 순간이 다다르면 저자처럼 '할 만큼 했다'라는 마음 가짐을 가지게 될까요?


당장 답을 내리진 못하더라도 이 글을 읽으시는 순간부터는 한 번쯤 깊게 고민해보고 준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 손에 당장 쥐어지는 것이 있고 나를 더 커 보이게 하니 의존할 수밖에 없는 회사. 그 울타리를 벗어날 시기는 언젠가는 올 것입니다.


저도 자신은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이 책이 그 시작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퇴사 #책리뷰 #월간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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