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고
프로그램 참여가 결정되었다.
다행히 나는 19세에서 34세 사이에 해당되는 청년이었다.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담당자들은 모두 맘에 들었다.
시작 전부터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입장하면 웃으며 반겨준다.
교육장이 낡고 오래된 것만 빼면, 담당자들의 태도는 기분을 좋게 했다.
쉬는 시간마다 먹을 것을 챙겨주고, 밥은 먹었는지도 물어본다.
조금만 늦어도 전화로 어디쯤이냐고 물어보고,
내가 평소엔 뭘 하는지, 취업준비는 어떻게 돼 가는지 궁금해한다.
전화를 받으면 무척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아 일부러 늦게 갈 때도 있다.
나와 함께 교육을 받는 교육생들도 많다.
또래의 여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건 좋지만, 남자들은 좀 사라졌으면 싶다.
나도 남자지만 이들은 처음에는 잘해 주다가도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예측할 수가 없다
주로 내가 말을 하기시작하면 내게 화를 내거나 시기 질투한다.
그래서 여자들한테만 관심을 주기 시작했는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교육을 들으면서 교육생 중 가장 예뻐 보이는 여성 참여자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도서관과 달리 관찰이 어렵다.
타인에게 관심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항상 나보다 늦게 와서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놈이 하나 있는데, 큰 덩치로 내 시야를 막아 그녀를 볼 수 없게 방해한다. 더구나 질문을 해대는 통에 귀찮아 죽겠다.
교육을 마치고 담당자에게 말을 했다.
"A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자꾸 저한테 말을 걸어요."
"아 A가 청년님과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실 거예요. 관계를 잘 맺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저는 별로 안 친해지고 싶은데요."
"아 다들 처음엔 그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열고 잘 지내시더라고요. 마음을 내어 여기까지 오셨으니, 관계를 맺는 연습을 한다고 생각해 보고 조금만 마음을 열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A와 대화를 한번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
담당자는 친절한 척 웃으면서 나를 무시하고 있다.
청년인 내 감정과 요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이런 프로그램의 담당자라니..
이토록 사무적이고 청년이 하는 말에 무관심한 이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아 네, 알겠습니다"
감정이 무척 상했지만 일단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니 여기서 마무리한다.
감히 담당자가 청년인 나를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