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청년지원사업의 총괄팀장.
몇 해 전부터 갈수록 많아지는 청년들의 민원.
한 건의 민원이 길게는 몇 달 동안의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소화제가 없이는 밥 먹기가 두려워졌고, 위경련으로 응급실을 가기도 했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몸은 야위어갔고 체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신체적인 문제보다도 심각한 건 정신적인 문제였는데, 공황장애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낯선 사람을 대면하는 상황이 되면 심각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널뛰는 지경이다.
팀장으로서 팀원들과의 회의를 이끌어야 했으며, 상위기관 및 협력기관들과의 회의뿐 아니라 청년들과의 대면 또한 그녀의 주 업무였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식은땀을 몰래 닦아내면서 고통을 숨기며 회의를 진행했고, 무사히 마칠 때마다 안도했다. 안도도 잠시뿐 또다시 회의에 참석할 때면 두근거리는 심장을 달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야 했다. 그럼에도 발등에 떨어진 업무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며, 팀원들의 고충을 헤아리는것 또한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팀장님, 한 청년님이 A참여자가 말 걸지 못하게 해 달라고 했어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팀원이 다가와 말을 한다.
"그래서 뭐라고 했어요?"
"A가 친해지려고 그러는 거니까 마음을 열어보라고, 상황을 보면서 좀 더 이야기 해보자고요"
"네 그정도면 됐어요. 민원으로 안가도록 신경쓰구요. 잘챙겨봐줘요"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
팀장얼굴에 스미는 걱정을 눈치챈 팀원은 말없이 자리로 돌아간다.
"팀장님~ 한청년, 전화 왔습니다. 팀장님을 찾습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릿속에서 삐하는 신호음과 함께 현기증이 올라오려 한다
일단 호흡을 가다듬고 파티션 아래로 몸을 숨긴 채 전화를 받는다.
"네~ 전화받았습니다"
"네, 제안하시고자 하는 내용은 메일로 주시면 성실히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대한 감정적이지 않게 이성적으로 청년의 요구에 잘 대응했다.
청년도 '알겠습니다'라고 하며 통화를 마쳤으니 별 문제없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심장은 요동치고 있었고,
전화기를 내려놓는 손은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