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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Nov 22. 2022

강제로 미라클 모닝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 보내기


어느 순간부터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눈을 뜨는 시간이 새벽 3시 30분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떠진 눈은 감기지 않고 고요한 새벽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해 주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을 마시고,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 책을 펼쳐서 30분에서 1시간가량 책을 읽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벽에 읽는 책이 가장 집중이 잘되고 생각을 더 깊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은 다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쓰거나,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씁니다. 가끔 가다가 유튜브로 뉴스를 보거나 북 유튜버들이 남긴 책 리뷰 영상을 시청할 때가 있습니다만 웬만해선 영상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지인들은 너무 일찍 일어나는 저를 신기하게 바라봅니다. 그 시간에 더 자고 회사에서 피곤하지 않게 일하는 게 더 좋지 않냐고 많이들 이야기해줍니다. 그때마다 저는 회사에서 피곤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고 회사는 회사, 개인적인 시간은 별개라고 확실히 구분 지어 말합니다. 


일찍 일어나기 시작한 후부터 새벽시간은 저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책이 안 읽어지는 날에는 혼자 사색에 잠겨 있기도 하고, 책장에 있는 책들을 다시 정리하며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글을 쓰고 싶은데 써지지 않는 날에는 메모장에 두서없이 적는 날도 있습니다. 이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보일지 몰라도, 다음날의 새벽을 위해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좋은 경험이 됩니다.


출근 전 그날 할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머릿속이 정리가 됩니다. 이런 새벽을 보내고 회사로 향하는 길은 기분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억지로 출근 시간에 맞춰 일어나 씻고 바로 회사로 출근하는 말 그대로 집-회사-집, 나만의 시간이 없는 삶을 살았으니 무기력한 일상이 지속되게 되고, 결국엔 개인적인 시간을 무기력을 이기지 못하고 의미 없이 흘려보냈습니다.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지나간 시간들이 매우 아깝네요.


서점을 가면 미라클 모닝에 대한 책들이 인기 코너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표지만 봐도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짐작이 가기 때문에 저는 책을 사지 않았습니다. 저도 미라클 모닝을 실천했던 작가들처럼 생활하고 있으니 굳이 볼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미라클 모닝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남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 극단적으로 수면 시간을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덜 보고 일찍 잠자리에 눕는 것입니다. 저는 저녁 10시에서 10시 30분 사이에 잠이 듭니다. 덕분에 지인들 사이에서는 노인들처럼 일찍 잠이 든다고 놀림을 받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새벽을 오로지 저를 위해 보내면서부터는 저의 태도와 마음가짐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습니다. 주말이면 쉬어야 한다는 이유로 집에서만 있었다면, 요즘에는 관심 가는 독립서점을 찾아 그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점에 들어갈 때 특유의 종이 냄새와 책방마다 다른 향기가 한 주 동안의 피로감을 해소시켜 줍니다. 퇴근 후에도 씻고 누워서 영상 시청이 대부분이던 일상도 이제는 꼬박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손글씨가 예뻐서 다이어리에 일기를 썼지만 어느 순간부터 글씨를 쓰는 일이 줄어들면서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종이에 일기를 안 쓰고 있습니다. 대신 키보드를 두드리며 일기를 씁니다. 쓸 내용이 없더라도 단 한 줄이라도 그날의 있었던 일을 꼭 남깁니다. 이제는 일기를 쓰지 않으면 하루가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이라 피곤하더라도 꼭 쓰고 잠자리에 듭니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해보겠다고 다짐했던 분들이 많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더군요. 저희 회사에서도 몇몇 분이 미라클 모닝을 실천해 보시겠다며 일찍 일어나셨지만 결국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셨습니다. 처음은 누구나 힘듭니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몸이 어느새 적응을 하게 되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 생각하기 전에 알아서 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과거 무기력으로 몇 년간 주말에 잠만 자던 저도 이렇게 바뀌었으니 미라클 모닝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충분히 실천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라클 모닝이 아니어도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지칠 때로 지친 퇴근 후 단 30분 만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나를 위해 생각하는 시간이 어도 좋습니다. 그 시간들이 쌓여 여러분의 지루한 일상을 바뀌게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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