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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Dec 01. 2022

소비를 줄이기로 결심했다.

티끌모아 티끌? 아니 티끌모아 태산!



'오늘이 월급날인데 왜 수중에 남은 금액이..'


몇 년째 월급날만 되면 한숨만 푹푹 쉬며 고정지출을 뺀 잔여 금액을 볼 때마다 나오는 건 한숨과 함께 다음 달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걱정이 몰려온다.  


    교통비  

    휴대폰 요금  

    대출금  

    카드값

    보험료  

    적금  

    월세  

    전기요금, 도시가스 요금  


그리고 수중에 남은 돈은 한 달을 살기가 빠듯할 정도로 남는다. 그래서 다시 신용카드를 쓰게 되는 삶을 살아간다. 다음 달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하면서 긁었던 할부가 어느새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고 그 할부를 갚기 위해 나는 회사를 부지런히 쉬지 않고 다녔다.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퓨즈가 나가버린 것처럼 정신을 놓고 또 사고 싶었던 물건을 결제하는 나의 모습은 그러지 말아야지 해도 늘 반복되어 왔다.


이런 늪에 빠져 살던 어느 날 '소비 단식 일기'라는 책을 읽으면서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책에 나온 내용대로 고정 지출을 제외한 카드값을 살펴보니 적은 금액이 모여 큰 금액으로 쌓여 있었다. 대부분 음식과 책 구매, 다이어리 꾸밀 때 사용하는 문구 용품 지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미 집에는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쌓여 있고, 다이어리 꾸미는 스티티커나 기타 용품들 역시 쌓여 있었다. 그런데 또 지출? 신상품 나왔다고 무조건 지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쓸데없는 곳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책에서는 사소한 것부터 줄여나가라고 말해준다. 매일 마시는 커피값부터 시작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아침 출근길에는 항상 매머드 커피를 들려서 2,800원을 항상 지출하고 있었다. 어떤 날은 스타벅스, 기분 좋은 날은 커피빈.. 커피 값만 1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이것부터 줄이기로 결심하고 텀블러를 들고 와 회사 탕비실에 있는 커피를 타서 먹기 시작했다. 이것 만으로도 지출이 확 줄어든 게 느껴진다. 그리고 책은 아직 읽지 못한 것들이 많아 당분간 신작이 나와도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다 읽었을 경우 소장하고 싶은 책을 제외한 나머지 책들은 중고서적에 판매할 예정이다.


필요한 생필품 역시 아직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일한다고 사재 끼는 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필요한 물품만 때에 따라 구매하기로 했다. 배달음식은 아예 끊을 수가 없어서 (치킨..) 한 달에 한 번 동생과 함께 먹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무엇보다 할부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남아 있는 할부금은 꾸준히 갚아나갈 예정이다. 무언가 큰 지출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비상금을 따로 모으기로 했다. 비상금 전용 통장에 쓸 금액을 제외하고 전액을 입금을 시켰다. 이렇게 되니 10만 원, 20만 원짜리 물건을 사고 싶을 때 할부를 하지 못하니 비싸다는 체감이 느껴져서 장바구니에만 넣어두고 며칠간 고민하다가 지운다. 나중에 사도 되는 물건이고, 없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은 몇 년 동안 갚아나가야 하는 돈이지만, 꾸준히 돈을 모아서 빠른 시일 내에 적은 금액부터 청산할 계획이다. 그리고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대출은 쳐다도 안 볼 것이다. 대출금을 갚으면서 돈을 빌리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아니다. 지인을 만날 때는 그에 맞게 돈을 쓰고, 누군가 나에게 베풀었으면 나도 베푸는 게 맞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돈을 써야 하는 것이 맞다.


이제 시작이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내 소비 습관을 고치고, 그동안 모으지 못했던 돈도 남들처럼 모을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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