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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Dec 17. 2022

지독한 책 권태기

책을 읽지 않던 시간

최근 며칠 동안 저는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현재 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와 있는 책 리뷰 역시 이전에 읽었던 책들에 대한 내용이다. 책 읽는 습관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찾아온 책 권태기는 당황스러웠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도저히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억지로라도 읽으려 하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덮어버렸다. 왜 책 권태기가 온 것 일까?


내 생각엔 무조건 매일 책을 한 장이라도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빠르게 권태기를 불러온 것 같았다. 다독을 위해 출퇴근길,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해서 책 읽기, 병원 진료 전 대기시간에 책 읽기, 집에서 할 일이 없을 때는 무조건 책 읽기 등 쉴 틈 없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이런 압박감은 결국 책을 손에서 놓게 된 계기가 되었고 한 동안 책장을 쳐다도 보지 않게 되는 이유가 되어버렸다.


책을 매일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자유롭게 읽고 싶을 때 읽으면 되는 것인데 다독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나는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었다. 권태기의 이유는 단순했고, 그제야 나는 무조건적인 다독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맞는 독서량은 일주일에 두 권이 맞는데 세 권, 네 권을 읽으려고 하니 될 리가 있나. 남는 것 없이 글자만 읽게 된 샘이다.


권태기는 2주 정도 머물렀다가 떠났다. 나에게 맞는 독서량을 찾아서 읽기 시작하니 마음이 편했고 압박감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양보다 질에 집중하다 보니 기억에 더 오래 남았다. 다시 책을 읽으려고 한다. 권태기 전까지는 에세이를 위주로 읽었다면 이제는 쳐다도 보지 않았던 사회과학, 자기 계발 도서를 많이 읽어보려고 한다. 다음 주에 나의 책장에는 새로운 종류의 책들이 몇 권 더 자리 잡을 예정이다. 앞으로는 권태기가 없다는 것을 장담하지 못하지만 최대한 오지 않을 수 있도록 재미있게 책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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