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새로운 연봉
작은 만큼 깨달음이 많았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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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협상 결과가 나왔다. 이제 1년 차이고 인사고과 평가가 높지 않았기에 연봉 인상률도 낮았다. 높을 거라는 기대조차도 안 했지만 막상 낮은 인상률을 본 결과는 씁쓸했다. 집에 오자마자 맥주와 매운 닭발을 펼쳐놓고 혼술을 했다. 작년 한 해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되돌아보았다. 결론은 잘한 게 없다는 것. 그저 보통의 경력 신입이었다는 것일 뿐.
작년 한 해는 각 프로젝트마다 사수들에게 혼나는 시간이 더 많았던 해였다. 가끔 내가 말귀를 못 알아들어 답답해하던 사수들의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 왜 못 알아 들었을까? 그래서 내가 인사고과가 낮은 건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경력은 있는 신입 기획자로써 불타는 노력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생긴 문제일까?라는 질문이 또 던져졌다. 결론은 노력을 크게 하지 않았다는 것. 그저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다는 것.
연봉 인상률은 현재의 나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는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는 성격인지라 작년 한 해는 내가 생각해 봐도 잘 보낸 한 해는 아니었던 거 같다. 추웠던 1월 초, 7년 반 만에 개발자에서 기획자로 전향했던 날. 그때의 다짐은 어디로 간 것일까? 내가 너무 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만만한 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싶다. 최근 사이드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기획자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개발자만큼이나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인사고과는 끝나있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올 한 해는 어떻게 보내야 내년에 나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을까?
우선 꾸준히 나만의 방식, 나보다 더 잘하는 기획자들의 공부하는 방식을 결합해 공부를 꾸준히 할 것이다. 공부를 조금이라도 게으르게 한다면 평생 이 평가에서 아등바등 거리며 살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자격증도 준비할 계획도 세웠다. 개발자 시절 너무 게을러서 정보처리기사를 따지 않았던 것이 지금까지 후회되는데, 기획자인 지금 정보처리기사는 필요가 없어서 다른 자격증들을 몇 개 골라서 계획을 세웠다. 연말에는 내손에 국가자격증이 하나라도 있길 바라며...
최근 번아웃 때문에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에게 어쩌면 나의 새로운 연봉이 정신을 차리게 해 준 것 같아 마음을 다잡게 된다. 내년에는 조금이 아닌 중간 이상의 가치가 있는 내가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