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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Jul 30. 2023

PM의 무게

책임질 것이 너무나 많은 위치

 사진출처 : unsplash


벌써 PM을 한 지 5개월 가까이 되었다. 초반에 어리바리했던 모습은 아주 조금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나는 초보 PM이다. 최근 한 달은 거의 마음고생의 늪에서 살았다. 덕분에 병원도 자주가게 되었다. 그만큼 병원비도 많이 나왔다. 왜 마음고생을 하냐고? 원래 마음고생을 사서 하는 스타일인데 상황은 마음고생 벌판에 나를 던져버렸다. 갑의 갑질도 실제로 체험해 보고, 일정과는 딴판으로 흘러가는 프로젝트의 흐름, 빠듯한 일정 속에 사람 답답하게 만드는 환경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내가 손 쓸 수 없는 걱정들은 저만치 밀어버리면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 다 내 탓이 커다란 압박감이 몰려왔다. 잘되면 잘된 거고 안되면 다 내 탓이 되어버리는 위치, 너무 버겁다. 아직 기획 플레이어로 더 뛰어야 하는 사람이 이전 경력 때문에 PM이라는 완장을 차게 됐으니 잘될 리가 있나.. 


수많은 문서를 작성하고 있지만 몇몇 문서들을 작성하는 데 있어서는 이해도 낮아서 고생하고 있다. 개발자의 도움 없이는 작성 못할 문서들을 볼 때마다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가뜩이나 낮은 자존감이 더 낮아지는 바람에 요즘 들어 회사에 가면 업무 외에 스몰 토크는 잘하지 않는 편이다. 팀 분위기를 위해 스몰톡을 해줘야 하는데 그럴 기운조차 없다. '일 만 잘 끝내자'라는 생각이 크다. 프로젝트가 무조건 잘 마무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없는 힘을 짜서 버티고 있다. 


' (생략).. 확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메신저의 끝 말. 답장이 잘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구구절절 부탁하고 있는 현실. 나만 절박한 상황인가? 그러면 프로젝트를 왜 하는 걸까? 공동의 목표는 프로젝트 완수인데, 왜 나만 절박하고 잘되도 욕, 못하면 더 욕 인 상황이 되어버린 건가. 앞으로 기획자 생활하면서 이런 일들을 수도 없이 많이 만나겠지만 그래도 초보인 나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갑'과 PM 타이틀. 


마지막 힘을 쥐어짜야 하는 시기. 누구 하나 아프지 않고 이 힘든 시기를 잘 넘기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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