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갑질'은 왜

by 안기자

(2017.12.14) 2012년 1월, 사회에 발을 딛은 순간부터 업무에 적응하고 일을 배우느라 정신 없었는데 5~6년 정도 하고 나니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더라고요. ‘기자 갑질’은 최근 1~2년 동안 정말 많이 회자된 말인데, ‘대신한다’ 이것 딱 하나만 잊지 않아도 저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들은 대신하는 사람이다


기자들은 대신하는 사람입니다. 내 기사를 30명 읽으면 그 30명 대신 질문해야 하고, 3000명이 읽으면 그 3000명 대신 질문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날카로워야 하고 때로는 까칠해야 하고 집요하기도 해야 합니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우리 신문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내가 맡은 책임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기자들을 대하는 직분을 가진 사람들(기업이라면 홍보실)은 대부분 기자에게 정중하게 대합니다. 왜냐, 그 기사를 읽는 사람들, 독자들 때문입니다. 영향력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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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일부’ 기자들은 이를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에 대한 비판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상대방이 독자들을 대우하는 게 아니라 ‘나’를 대우한다고, 착각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저라고 그렇게 생각 안했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기자들을 대하는 직업인들도 마찬가지. 본인들이 대하는 사람들은 ‘기자’가 아니라 그 기자가 쓴 기사를 읽는 사람들…이란 점을 망각하기 쉬운 것 같아요.

2. 잊지 않으려면?-공부엔 천재가 있어도 기자엔 없다


이 책임을 잊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부해야 합니다. 내가 맡은 출입처의 역사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놓치지 말고 공부해야 합니다.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지금 대중이 관심을 가지는 포인트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영어천재, 수학천재는 있어도 ‘기자천재’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글 천재도 기자 천재가 되기는 힘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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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출입처를 바꾸는 이상적인 주기를 2년으로 여기는데요, 사실 그 정도 주기로 바꿔야 ‘순환’이 되는 측면은 있을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 길~게 맡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해요. 제가 맡은 기업들만 해도 불과 2년 만에 별의 별 일이 다 생겼었거든요? 청산, M&A, 사장교체, 총수 경찰 조사 등등등… 이런 역사를 알고 취재를 하면 훨씬 보는 폭이 넓어지니까요. 그런데 계속 똑같은 것만 맡으면 시야가 좁아지는 것도 사실임다.


잊지말자, 그리고 공부하자. 제가 정의한 기자를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혹시나 선배님들이 보시고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하실까 우려되지만, 그냥 햇병아리에서 약간 큰 기자가 끄적인 성장일기라고 봐주심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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