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다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확진자가 8명. 한자릿수까지 떨어지는데 2달이 걸렸습니다. 쉽게 안심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생활에 제한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재택은 좋기도 하지만 답답함이 동반됩니다. 이겨내야 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삼시세끼를 꼬박 집에서 해먹는게 슬슬 지루해지고 감흥이 없어졌습니다. 초반보다 많이 사먹었고 맛은 있는데 맛이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친구를 만나 함께 뭘 먹을 때 이유를 알았습니다. 혼자 먹어서 그렇다는 것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더 새롭고 더 달고 더 고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회사 동료와 늘 가던 식당에서 늘 먹던 메뉴를 시켜 먹었지만 금세 기분 좋은 배부름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은 취재원들이나 동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었습니다. 그게 곧 밥 맛을 좋게 하는 것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사람과 소통하는 게 음식의 맛까지 좌우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꼼짝없이 집에서만 일을 한 건 아니었지만, 올 상반기의 재택근무 경험은 많은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주부터는 밖에서 일하는 빈도가 좀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곧 평상시처럼 출근하는 일상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일상의 소중함과 사람과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집밥을 해먹으며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진진짜라'. 처음 먹고 와 진짜 너무너무 맛있당!!! 했지만, 3번째 먹을 때는 '후..맛은 있네' 정도로만 느꼈다. 이 날은 참 이상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참기 힘든 배고픔이 몰려왔다. 결국 일찍이 이걸 끓여 먹었는데 집밥 지겨움의 최고점을 찍은 날 같다.
놀랍게도 진진짜라를 먹고 바로 편의점에 뛰쳐 나가 사온 음식들이다. 이 날은 진짜 이상했다. 계속 배가 고팠다. 편의점 디저트들은 퀄리티가 꽤 좋다. 저 마들렌도 맛이 나쁘지 않았다.
미역국은 이제 잘 끓이게 됐다.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을 맛있게 끓일 수 없어서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쓱닷컴에서 좋아보이는 미역을 사봤더니 비로소 맛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문제는 미역이었다. 밑반찬은 엄마가 해줌.
불고기도 엄마가 해줌. 초라한 밥상이구나... 불고기. 점심에 사람들과 이런저런 일 얘기, 사는 얘기를 하며 함께 먹는 상상을 해봤다.
부족하지만 집밥의 레벨이 올라갔다는 점을 이 열무국수를 통해 느꼈다. 면도 알맞게 끓이고 무엇보다 설탕을 넣는 융통성을 발휘하게 됐다는 데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살찐다고 설탕 안넣었으면 후 집밥 지겨워 하고 말았을 것이다. 설탕 덕분에 한그릇 싹 비웠다.
설에 사둔 떡갈비가 하나 남아있었다. 얼려놓은 달래가 있어 된장찌개를 끓였다. 어쩌지? 이래도 감흥이 없다 ㅠ
지겨워 못참겠다. 진짜 오랜만에 컵라면에 물을 부었다. 헐 맛있어...고구마가 주식이 됐다. 전쟁난 것 같다. 생각해보니 전시 상황 비슷하기도 하니까.
하루 대체휴무가 있었던 날. 갑자기 순대가 떠올랐다. 무려 우리집에서 왕복 1시간반 거리에 있는 곳 까지 가서 저 순대를 사왔다. 저건 진짜진짜 맛있는 순대다...그리고 떡볶이. 백종원이 수제비 반죽으로 떡볶이를 해도 맛있다고 해서 그렇게 해봤다. 어? 진짜 맛있었다. 밀떡 대신 저렇게 해먹으면 되겠구낭 ㅎㅎㅎ
감자국을 끓였다. 저 상추 밑에는 김가루가 있고 김가루 밑에는 밥이 있다. 야채를 가득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삼겹살을 사러 근처 대형마트에 갔고 나는 사야 하는 물건을 다 못산채 나와야 했다. 사람이 많아도 많아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아, 결국 삼겹살도 못샀다. 결국 집 앞에 정육점에서 산 거 실화냐
베이컨, 마늘, 올리브유, 페퍼론치노. 재료만 대충 있으면 파스타는 웬만한 한식보다 훨씬 쉽다. 솔직히 마늘, 소금, 올리브유만 있어도 대강 맛은 낼 수 있는 음식이다. 그만큼 가성비 짱인 음식. 영상도 붙여야지 ㅎㅎ
작년엔 샤인머스켓이 그렇게 유행하더니 올해는 이건가보다. '블랙사파이어'. 이름 참 잘지었다. 저 포도는 정말 입이 얼얼할 정도로 달다. 너무너무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