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되어 온 매끈한 내 책을 보자 감동이 차올랐다. 주위에 출간 소식을 전하고 많은 축하를 받았고 감사의 표현으로 내 책을 건넸다. 아마도 이건 내 책을 만든 사람 모두가 경험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책을 팔아보는 건 그중 일부만 할 수 있는 경험이다.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 대해 배울 때 아주 좋은 입고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바로 인디펍이다. 독립출판물 유통 전문 플랫폼이다. 처음 그 존재를 알게 됐을 때부터 수수료를 내더라도 일임하고 싶은 마음이 만만(萬萬)이었다. 인쇄를 완료한 작가가 인디펍에 자신의 책을 입고하면 독립서점 사장님들이 책을 주문한다. 물론 인디펍 사이트에서 일반 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다.
회원 가입 후 제작자 입점을 해야 한다. 홈페이지 상단 ‘독립출판 유통정보시스템’의 ‘신간 등록' 메뉴에서 유통을 희망하는 도서를 등록한다. 입력해야 할 항목이 많은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책 소개와 '책 속으로'이다. 책 소개는 도서를 소개하는 축약적인 짧은 글 버전과 140자 수준의 조금 긴 글 버전이 있다. ‘책 속으로’는 책의 본문 중에서 책을 홍보하기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건 한 번 써두면 계속 사용되는 문구이기 때문에 잘 고민해서 썼으면 좋겠다. 또 표지나 본문 등 파일로 만들어서 보낼 게 좀 많은데 한 번 해두면 이후에도 또 보낼 일이 있으니 연습이라고 생각하자.
ISBN이 필요할 경우 자신이 직접 독립 출판사가 될 수도 있고, 인디펍을 통해 ISBN을 대리 발급받을 수도 있다. (유료) 이 외에 샘플 제공이나 무료 서평단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고 무료 납본 대행(모든 책은 국회도서관에 1권씩 보내야 함)은 편리하다. 가격은 같은 장르, 비슷한 분량의 책을 참고해서 결정하면 된다.
물론 독립서점에 직접 입고를 요청할 수도 있다. 독립서점은 거의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계속 책을 만들 계획이라면 인스타그램을 시작해야 한다. 나도 짬짬이 배워서 업로드를 하고 있다. 독립책방에 DM을 보내서 입고 의사를 밝히고 메일 주소를 받아 입고 메일을 보내면 된다. 이때 인디펍 입고할 때 적었던 책 소개나 홍보하기 좋은 멘트 등을 활용하고, 만들어 두었던 파일들을 함께 보내면 된다. 당연히 책을 담은 예쁜 이미지 사진 등이 있다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다. 메일을 작성할 땐 파일을 열어서 보게 하기보다는 메일 자체에서 볼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게 팁이다.
나는 지금껏 두 군데의 독립서점에 입고 메일을 보내봤다. 1곳에서 입고를 수락해 주셨고, 1곳은 거절당했다. 바쁜 일들이 끝나면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입고 메일을 발송할 계획이다. 이때 입고 방식은 위탁판매와 매입판매 2가지 방식이 있다. 전자는 내 책을 맡아 두었다가 팔리면 정산해 주는 방식이고, 후자는 아예 책을 사들여 서점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납품가에 차이가 난다. 보통 위탁일 경우 7:3(내가 7)이고 매입의 경우 6:4로 진행한다. 위탁판매가 더 일반적인데 작가 입장에선 당연히 매입방식이 좋다.
이렇게 내 책이 세상으로 나가 독자들을 만날 준비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