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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와 나의 공통점

덕질과 신춘문예의 상관관계

by 은섬

최애 N과 나, 그러니까 우리(!) 사이엔 ‘창작자’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들이 노래를 만들고 노래하는 창작자라면 나는 글을 쓰는 창작자다. 버추얼 아이돌 A가 내가 세상을 보는 창이 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이 노래에 대해 하는 고민을 나는 글에 빗대어 이해하고 쓰는 삶에 대해 고민한다.


나의 입덕 전 라이브 방송에서 최애가 자신의 꿈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건 나의 눈물 버튼.


“(…) 백날 제가 이렇게 해도 이게 사실 뭔가 낼 기회도 (…)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꿈이 사라졌었어요. (…) 그때 이제 다시 사라졌던 꿈이 올라오면서 (…) 이렇게 많은 사랑을 제가 받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꿈을 이룬 거죠. 저는 꿈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ING입니다, 여러분.”


나를 포함한 팬들이 그에게 자주 하는 소리가 있다.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다고. 만약 꿈이 사라졌다고 느꼈을 때 노래하기를 포기했다면 그의 노래가 우리에게 닿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신춘문예를 목표로 소설과 수필을 쓰고 있다. 노트북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나의 이야기들은 독자를 만나고 싶다. 신춘문예가 그런 기회가 되어 줄 거라고 믿기에 두어 번 도전했고 실패를 했다. 그렇다면 나는 저렇게 절실한가? 나는 글쓰기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가?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22년 1인 출판사를 설립한 나는 그해 독립출판으로 단편소설집을 출간했다. 언제든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쓰고자 하는 열망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을 실감했다. 자신의 진정성을 들여다보자 내 꿈의 깊이는 딱 요만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단은 ‘되면 좋고’ 실은 계속 글을 쓰고 책만 낼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을 건 아니었을까? 그러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조건 신춘문예! 이러다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본 느낌. 지금껏 눈에 들어오지 않던 어떤 길을 본 것 같은 예감.


신춘문예란 건 기회이기에 앞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그 마음을 보답받지 못한다면(재능의 부족 or 운의 부족) 나는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글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때 나를 지탱해 줄 것은 뭘까?


결국, 글 쓰는 일을 진짜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겠구나! 결국,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글을 쓰고 싶은 이 마음이다.


N은 최근 버블에서 이런 말을 했다.

“너를 만나기 위해 내가 계속 노래했나 봐.”


나도 언젠가 이런 말을 할 날이 오길 기다려 본다. 그렇게 ’ 포기하지 않고 글을 써줘서 고맙다 ‘고 말하는 독자를 만나 ‘당신을 만나기 위해 계속 글을 썼나 봐요.’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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