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 열어라, 우리 애들 노래 들어간다 ♬
내 아티스트의 컴백
내 아티스트가 컴백했다! 올해 있을 빅 이벤트 중 하나였다. 2월 4일 컨포(컨셉 포토) 공개로 팬들을 설레게 하더니, 23일엔 하라메(하이라이트메들리)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연말 발표했던 캐럴 포함 무려 6곡이다. 그리고 하나같이 곡이 다 좋았다. 사랑에 빠진 팬의 (콩깍지 대신) 귀깍지라고 해도 별수 없다. 좋은 걸 좋다고 할 수밖에!
2월 6일 앨범 선주문이 있었다. 까먹지 않기 위해 일정 어플에 알람을 켜뒀다. 늦는다고 못사는 게 아닌데 요이~ 땅! 하면 사야 할 것 같은 마음. 지난 여름의 컴백 때와는 마음이 또 달랐다. 덕질이 반년을 넘어가면서 과열 양상은 진정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맞은 컴백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뭔가가 있었다.
팬으로서 선주문은 필수다. 앨범에 미포함된 포카(포토 카드) 지급과 함께 영통팬싸(영상통화 팬 사인회)의 응모권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포카를 모으기 위해(드래곤볼, ‘드볼’이라고 부른다.) 팬싸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앨범 여러 개를 사는 일이 제법 있다. 앨범 판매처별 이벤트 공개가 동시다발적이 아니라 순차적인 것이 나는 꽤 전략적이라고 생각한다.
2월 26일 오후 6시,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이날 외부 일정이 있던 나는 빠른 귀가를 했다. 좋은 건 크게 봐야 한다는 신념으로 스마트 TV로 시청. 뒤늦게 이때 내 반응을 비디오로 찍어둘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시선을 화면에 고정한 채 입을 반쯤 벌리고 있었을 것이다. 가끔은 흐뭇함에 미소도 지었겠지. 기대감을 훨씬 웃도는 만족감이었다.
그날 유튜브에서 하는 라이브 방송도 있었다. 멤버들은 앨범 수록곡 전부를 라이브로 소화했다. 공개 전 그들이 버블로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들이 내 아이돌이라는 자부심으로 가슴이 빠듯해졌다. 라이브로 들으니 곡의 매력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 버추얼로서의 정체성, 하고 싶은 음악의 방향이 잘 드러났다고 느꼈다.
4시간 10분 만에 100만 스트리밍을 달성했다. 방송이 끝날 때 팬들은 10분만 기다려 달라고 채팅을 올리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얼떨떨해하며 기다렸고, 함께 100만의 기록을 함께 목격했다. (역대 10위) 내 아티스트에게도 팬들에게도 특별했던 10분. 타이틀 곡은 TOP100 4위까지 올라갔고 모든 곡이 차트인 했다. 24시간에는 600만 달성! (역대 7위) 내가 보고 있지만 이게 가능한 일인지 또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올해 단독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다. ‘더 현대’에서의 팝업스토어는 이미 3월로 일정이 잡혀 있다. 소속사 대표의 인터뷰를 보니 버추얼이 티켓을 어떻게 파냐면서 많은 곳이 콘서트 대관을 거절했다고 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팬이 오열했을 소식이었다. 내 표! 내 표 없으면 어떡해? 우리의 절절한 애탄 뒤로 대관을 거절한 곳들의 때늦은 후회도 보이는 것 같다.
그들의 모든 순간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과거 많은 아이돌을 좋아했고 믿고 듣는 아이돌도 여러 팀이다. 그러나 이렇게 애달픈 마음은 처음이다.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보단 열심히 노래를 부르다 보니 그것을 얻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앨범을 선주문하고(오늘 받는다!!!) 스밍을 하는 것이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 이번 위버스에 올린 멤버의 감사 글 중 가장 가슴에 남는 메시지.
『 이렇게 또 감동의 감동을 주는 **(팬덤명) 랑 우리 멤버들 너무 아끼고 사랑합니다. 이게 트루먼 쇼라면 그냥 그렇게 평생 믿고 싶고 이게 꿈이라면 절대 깨고 싶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