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은 연못 Sep 25. 2023

훌라훌라 하와이

11) 훌라쇼를 볼 수 있는 포인트

하와이 하면 훌라춤이다.


훌라춤은 동작 하나하나가 언어이고, 이들의 다사다난한 역사를 보여주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춤이다. 폴리네시안 아일래드 각 섬마다 약간 색이 다른 것 같다. 

흔히 훌라춤이라고 하면 여자들의 흐느적거리는(?) 춤을 상상하기 쉬운데, 30여 년 전 여행사에 있을 때 처음 구경한 폴리네시안 민속춤에서부터 나는 남자들의 춤이 매력적이었다. 젊은 아이돌(커녕 늙은 아이돌도)은 애먼 넘의 아들들 같아서 그저 시큰둥한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니고, 매우 이들의 '기상이 살아있다'는 느낌이랄까? 한번 보면 알 수 있으실 것이다. 

여자들의 춤도 마냥 살랑거리는 것이 아니라 여전사들처럼 높은 고성을 지르며 거친 동작을 하는 것도 또한 멋지다. 폴리네시아 민속 훌라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그러나 절대 흔하지 않은 데시벨의, 비명에 가까운 고성 추임새(?)를 듣고 있으면 인간의 성대에서 나는 소리는 참으로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하와이라고 해도 당연히 호놀룰루 공항에서부터 느닷없이 모두 훌라춤을 추며 달려 나와 우리를 반겨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러고 보면 어디 가야 훌라를 구경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물론 들지 않을 수도 있다).


1. 먼저 가장 확실한 것은 한국의 민속촌 격인 폴리네시안 문화 센터를 찾아가는 것이다. 

https://polynesia.com/packages/

그러나 여기는 쇼를 패키지로 판매해서, 그대가 신청한 관광 프로그램에 이미 포함되어있다면 모를까, 안 그래도 모든 것이 비싼 하와이에서 여기까지 가려면 가격이 만만찮다. 

그저 훌라쇼 '맛만 보자'는 것이라면 다른 방법이 있다. 


2. 선셋 크루즈를 탄다. 

하와이는 스타 크루즈 라인에서 크게 세 가지 정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크루즈를 타면 선상에서 훌라쇼를 보여준다. 

본격 오션 횡단 크루즈 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멀미의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중짜 정도의 선박이며, 5시 반쯤부터 2시간 정도 운영한다. 

칵테일 두 잔 짜리, 메인 요리 한 개짜리, 두 개짜리로 가격은 최고가 일인당 140불 정도로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나머지 이용방법 등은 하와이 관광 포인트에 부연 설명하겠다. 개봉박두!)

https://starofhonolulu.com/

나는 후자 두 개를 타 보았는데, 전자는 음식도 조금 질이 떨어지고 쇼도 좀 질이 떨어지고 승객을 참여시킨다는 명목하에 귀찮게 굴기 때문에(?) 제일 마지막 프로그램을 강추한다. 음식도 괜찮은 서비스와 함께 질과 맛이 괜찮고, 제법 다양한 훌라쇼의 질도 괜찮고, 크루즈 내내 약간 미사리 풍(?) 가수 하나가 명랑하게 노래도 불러주었다. 

금요일은 힐튼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선상에서 (무임승차로) 볼 수 있도록 같은 가격으로 30분 정도 더 태워주지만 비치에서 보는 것과 딱히 다르지 않기 때문에 굳이 이걸 위해 금요일에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3. 와이키키에 있는 인터내셔널 마켓 안에서 여러 가지 쇼가 진행되며 매주 화목토일에 중앙무대에서 훌라쇼를 한다. 

https://shopinternationalmarketplace.com/events/

중앙 무대에서 식사를 하면서 쇼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그대가 홍대 앞을 지나도 가수마다 멈추어서 자는 않고 그냥 들으면서 지나가버리는 사람이라서 그렇게까지 열심히 보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냥 살짝 맛만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이날 시간을 맞추어 인터내셔널 마켓으로 가면 어디선가 아리따운 선녀 목욕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폴리네시안 음악소리가 나고 있을 테니, 마치 이미 사슴이나 산신령의 언질을 받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2층이나 3층으로 올라가 난간에 기대어 살짝 중앙 무대를 내려다보시면 된다. 여기서는 훌라춤과 약간 장터 약장수 느낌(!)의 불쇼(보면 뭔 말인지 아심) 같은 다양한 쇼를 볼 수 있다. 

그러면 주최 측은 남는 장사가 아니겠잖느냐고? 걱정하지 마시라, 어차피 관광지라서 식사와 함께 쇼를 보는 뜨내기관객은 언제나 만석이다. 어차피 분위기 있는 극장식 식당도 아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우아하고 우와하게 제대로 보고 싶으시면 표 예매 사이트로 고고!


4.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에서도 하루에 한차례 (시간은 그때그때 검색해 보세요) 중앙무대에서 쇼를 하는데, 이것은 특별히 훌라쇼라고 장담할 수는 없고 약간 동네 어린이 재롱잔치 같은 분위기긴 하지만 때에 따라 운이 좋으면(??!) 양질의 쇼를 볼 수'도' 있다.


5. 머무는 기간에 이런저런 행사나 페스티발등을 검색해서 가보면, 특별히 7월에 하는 '훌라 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십중 칠팔은( 손가락은 못 걸어도 공들여 한 네일아트는 걸 수 있다는 말) 모든 행사에서는 훌라쇼를 선보이게 되어있다. 마치 한국 민속잔치라면 대개 농악대가 흥을 돋우러 오는 것 같다고나 할까? 

듀크 페스티발 오프닝 행사


5. 이렇게 열심히 훌라 정보를 드렸는데도, 아뿔싸, 집에 돌아갈 날이 막 다가오는 데 그대는 놀랍게도 하와이에서 아직 훌라쇼를 보지 못하셨다? 

각종 기념품 샵에서 팔고 있는 마데인쉬나 madeinchina( 현재 미국과 중국과 사이가 별로라서 요즘은 다른 필리핀 등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것들도 많은 것 같더라만) 태양열 발전 훌라인형을 사 가지고 돌아 가 운전대 앞이나 볕이 잘 드는 창가에 붙여두시면 두고두고 훌라의 정기나 혹은 악몽을 받을 수가 있다. 

여자와 남자 두 가지가 취향에 따라 구비되어 있습니다. 


훌라 훌라 포에버!!








#한달살이

이전 11화 하와이의 인간군상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