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차 - 감각 자극 글쓰기
그는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틱, 틱, 사그라들어가는 시계의 초침을 따라가다, 얄쌍한 구두의 굽으로 그것의 소리를 따라낸다. 탁. 탁. 탁. 타탁. 나는 삼십 분째 문 앞에 서서 자리를 맴돌다가, 전화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일정한 신호음이 시계의 초침에 따라 반복되다가, 가시 돋친 여자의 목소리에 놀라 전화를 끊었다. 구두 소리를 멈추려다 시계의 초침을 놓쳐버렸다. 나는 연신 손톱 거스러미를 만지작거렸다. 그는 오지 않았다.
나는 선홍색 붉은 문 앞에서 검정 손잡이를 보고 있었다. 시계 초침 소리를 따라 흐르는 짧고 거친 숨을 세다가, 손잡이를 겨우 잡고 그것을 미끄러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광물의 비릿함, 갓 잡은 수컷 사슴의 향, 그리고 피 섞인 수돗물 냄새가 코로 밀려 들어왔다. 나는 손에 쥔 땀을 바지에 문질렀다.
사방이 흰 벽으로 된 방 안에는 검정말과 붉은말들이 둥그렇게 둘러싼 회전목마가 있었다. 그것이 천천히 돌기 시작할 때, 나는 몇 마리인지 세려고 했다. 붉은말 하나, 검은 말 하나, 붉은말 둘, 검은 말 둘, 붉은말 셋…. 회전목마는 점점 빨라졌다. 말의 수를 세지 못하고 놓쳤을 때 나는 소리를 지르려고 했다.
둥글게 돌던 회전목마가 점점 느려지더니, 끼이이익, 소리와 함께 내 앞에 섰다. 나는 붉은말 위에 올라탔다. 말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 손잡이의 벨벳 패브릭의 미끄러운 감촉을 지우려고 했다. 더 빨리, 더 빨리. 말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시계의 초침은 뒤틀린 지 오래였다. 숨은 짧게 들어가기만 할 뿐, 나올 생각이 없었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혼재된 말들 사이에서 눈동자는 여전히 그것들을 세고 있었다. 속력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에도 나는 숨을 뱉어내지 못했다.
눈앞에 보이는 빨간 버튼 위에 손을 얹고 톡, 톡 건드리며 누르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을 감고 그것을 누르는 순간, 내가 탄 말은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펑. 진한 석유 잔해의 향이 나면서 붉은말의 피들이 바닥으로 튀기 시작했다. 나는 날고 있었다. 다시 한번 빨간 버튼을 세게 눌렀다. 한 번 더, 더 세게 그리고 다시 한번, 누르는 손가락에 피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누르기를 포기하고 아래를 바라보며 붉은 말과 검은 말을 세기를 계속했다.
딱, 딱. 딱 딱. 초침은 제자리를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