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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axis Mar 13. 2020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 1

        감자가 핫하다

 오늘 ‘감자’가 핵심어였다.                      

 오늘 SNS 타임라인의 키워드는 코로나도 서킷브레이커도 아닌 ‘감자’였다.  

 ‘뜬금없이 저게 뭐라고?’ ^^  

 심지어 구매 사이트가 이틀 연속 다운되고, ‘감자 5부제’ 주장까지 등장했다.  

 
  

 강원도 감자와 SNS가 만나면, CoViD19 팬더믹 시기에도, 역대급 주가 폭락에도 홀로 빛을 발했다.  

 감자 완판, 만세다!  

 “그래서 ‘10Kg/5천 원 감자’는 주문하셨는지요? “를   

 안부 인사처럼 여쭙고 싶은 하루였다.  

 
  




 그런데, 나에게는 ‘감자’하면 떠오르는 글 타래가 있다.  

 정확히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대사이다.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  

 그 사람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  

 그 기억만으로도 사라져.“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악성 폐암으로 죽음을 앞둔 중년의 아버지(김윤석)가   

 성인이 된 딸에게 하는 말이다.  

 
  

 “딸 서툰 아빠 만나서 힘들었지?”  

 ...  

 ...  

 
  

 
  

 딸과 함께 마지막으로 신선한 바람 쐬러 나온 바닷가에서 이제는 훌쩍 자란 스무 살 딸이 묻는다.  

 
  

 “아빠! 만약에...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볼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돼?”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 바닷가 모닥불 가에서, 그렇게 답한다.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  

 그 사람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  

 그 기억만으로도 사라져."  


 심장 ... 깊은 곳을 찌르는 듯한 여운이 남았.  

 
  

 함께 이 세상에 있든 없든,   

 이제는 더 이상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들!  

 그리움을 어찌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립다 못해 슬프고,  

 슬픔을 넘어 너무도 고통스러운 그리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아픔이다.  

 술 여행 음악 운동 ... 그 어떤 것도 그 그리움을 달래줄 수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사람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 짓게 되고, 슬픔도 고통도 잠잠해진다.  

 마법과 같은 묘약이다.  

 
  

 그 영화를 본 이후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볼 수 없을 때는”  

 그 사람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렇게 기억하며 웃음 짓는다.  

 
  

 그 슬픔과 그리움을 완전하게 덜어내지는 못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힘이 된다.  

 
  

 ...  

 
  

 아! 감자!  

 
  


 ‘감자’는 영화에서 사랑하는 그녀가 데려다준 ‘강아지’ 이름이다.  

 ‘감자’ 박스에 담아와서, 갑작스레 떠넘긴 ‘아주 어린 댕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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