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 earings of Silla are waiting for u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인천공항은 어떤 이미지일까?
항공편으로의 여행을 선택하는 관광객들은 목적지에서 그 나라의 공항을 가장 먼저 만난다. 한국이라면 인천공항을, 일본이라면 도쿄 나리타나 하네다를, 중국이라면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문화예술에 조예가 아주 깊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트포트(Artport)로서의 의미를 갖는 최고의 문화예술 공항을 갖는 건 국가 이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공항 자체의 아름다움만으로도 가보고 싶은 공항에 꼽히기도 하니까.
이런 맥락에서 내가 본 인천공항은 공항 그 자체로서의 인지도가 좀 약하다. 깨끗하고 친절하고 좋은 공항이긴 한데, 특출나게 잘난 점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뭐 로봇도 몇 대 다니고, 조촐하지만 작은 정원에 풀도 좀 자라고, 적당히 맛난 음식점도 있고, 딱히 모나지 않은 터미널도 있는데 뭔가 인천공항을 수식할만한 형용사가 없다. 똑똑하다? 자연친화적이다? 미식가를 위한다? 터미널이 특이하게 생겼다? 전부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좋은~인천공항> 이런 느낌이랄까.
차라리 전통적인 느낌이라도 화르륵 살려버렸으면 좋겠는데, 어디서 주워들은 바로는 인천공항 터미널의 설계 자체가 '우주정거장(?)'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했다. 전통적인 것과 너무 멀어지는 미래지향적인 설계다. 아예 화성 정거장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공항 직원들도 죄다 우주복을 입고 돌아다녔으면 테마파크 같고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그런데 얼마 전 여러 부서의 노력으로 탑승동 면세구역에 '인천공항 박물관'이 개관했다. 서울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인천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탑승동 122번 게이트 옆으로 가면 찾을 수 있다기에 점심시간 동안 짬을 내 구경하고 왔다. 역시 회사원의 사회참여와 문화생활이란 학생의 그것보다 질이 높다고 생각하면서.
지금은 '아름다움을 담다'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지금은 방역이나 검역 문제 때문에 탑승동 동편만 사용하고 있는데, 122번 게이트는 탑승동 서편에 위치해서 탑승객들이 잘 찾지 않는다고 한다(ㅠㅠ). 예쁜 유물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구경이 될 테니 혹시라도 탑승동에 갈 일이 있다면 발길을 대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