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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아 Mar 22. 2022

[시로 그리다_1] 영등포시장 분단선

영등포시장_ 연필스케치 © 彼我



영등포시장 분단선


彼我_ 作



이보시우, 애기엄마! 내 얘기 좀 들어줄라우?


시방 이곳에 분단선이 생겼는디, 들어는 봤소?

육이오 전쟁 통에 피끓는 남북 휴전선이 아니라오

재개발 난리 통에 애끓는 차별 경계선이 아니겄소!


난들 아니가고 싶겄나

정비사업 바람타고 새단장한 저너머로


두 세배 뛴 높은 월세, 가진 게 없어 못 넘어가오

권리 투쟁 웬 말이오, 아는 게 없어 못 싸우는 걸

합리적 보상 그게 다 뭐요, 증빙 없어 못 받는데


낡고 좁은 골목 피해 새단장한 곳만 돌아가니,

늙고 못난 내 하소연 어느 누가 들어나 줄꼬?


이보시우, 애기엄마! 내 얘기 좀 전해주소!

정붙이고 버텨온 몇 십 년 시장살이

억울하다고, 억울하다고, 이대로는 못 떠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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