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시장 분단선
彼我_ 作
이보시우, 애기엄마! 내 얘기 좀 들어줄라우?
시방 이곳에 분단선이 생겼는디, 들어는 봤소?
육이오 전쟁 통에 피끓는 남북 휴전선이 아니라오
재개발 난리 통에 애끓는 차별 경계선이 아니겄소!
난들 아니가고 싶겄나
정비사업 바람타고 새단장한 저너머로
두 세배 뛴 높은 월세, 가진 게 없어 못 넘어가오
권리 투쟁 웬 말이오, 아는 게 없어 못 싸우는 걸
합리적 보상 그게 다 뭐요, 증빙 없어 못 받는데
낡고 좁은 골목 피해 새단장한 곳만 돌아가니,
늙고 못난 내 하소연 어느 누가 들어나 줄꼬?
이보시우, 애기엄마! 내 얘기 좀 전해주소!
정붙이고 버텨온 몇 십 년 시장살이
억울하다고, 억울하다고, 이대로는 못 떠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