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세계가 빠르게 변화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죠. 그러니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질문도 변하지 않았다고요. 그러므로 삶이 무언가 물어온다면 고전을 읽는 것이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맞는 말이에요.
백 년도 더 전에 쓰인 소설들을 떠올려보세요. 한 번도 가본적 없는, 영영 가볼 일 없을지 모르는 저 먼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도 우린, 공감할 수 있죠. 시대, 인종, 나이, 국가, 성별, 직업... 그 어떤 조건들을 다르게 설정해도 '사람'이라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은 동일하니까.
스스로를 알기 위해 방황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와 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잠들지 못하는 밤을 겪는 것...
아주 오래전 동굴 안에서 일렁이는 불길을 바라보며 했던 고민이, 아파트의 방 안에서 맥북을 마주하고 앉아 쓰는 글의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해요.
그토록 오랜 시간을, 인류 역사의 길이만큼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면. 이미 정답이 나왔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어째서 여전히 우린 '같은 질문'을 가지고 헤매고 있을까요?
아마도, '답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일 거예요.
각자의 정답이란, 오로지 자신만이 알 수 있을 테니까. 삶이 던지는 질문은 늘 같았지만, 이 세계에 존재했던, 존재하고 있는, 그리고 존재하게 될 사람들의 수만큼의 답을 쓰여야 할 테니까요.
그렇게 우린 거대한 지구 안에서,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기회는 단 한 번. 어떤 무기와 기술을 선택할지, 어느 맵을 고를지,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갈지 정해진 것이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