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이코노미
오래전부터 하루키의 삶을 동경해 왔어요.
아마도 '쓰기'를 삶에 받아들인 이들 중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겠지요.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분량의 글을 써요. 오늘의 글을 쓰고 난 후엔, 내일도 쓸 수 있도록 몸을 단련하죠. 가벼운 식사와 충분한 운동, 휴식과 쓰기. 멀리서 바라보는 하루키의 삶은 단조롭고 명확해요. 오로지 '쓰기'를 위한, 긴 호흡의 몰입이라는 느낌.
그런 그를 보며 깨닫는 것은 하나예요. 매일 쓰기 위한 영감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는 것. 그리고 매일 그것을 길어 올려 문장으로 빚어내기 위해서는, 체력과 노력이 둘 다 필요하다는 것. 기분이 별로인 날도, 컨디션이 안 좋은 날도. 바쁜 날, 한가한 날. 일이 많건 적건, 빨간 날이 건 까만 날이건, 상관없이. 집, 카페, 서울, 서울이 아닌 곳. 시간과 공간도 개의치 않고. 그저 '쓰는 나'로 존재한다면, 쓰는 것.
왜 꼭 매일 써야 할까. 하루쯤 건너뛰어도 괜찮지 않을까, 핑계 대고 싶어 질 때면, 두 가지 문장을 매일 떠올리려고 해요.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나 만나지 못하는 복근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매일 끈질기게 운동하는 사람이잖아요.
어떤 날은 잘 쓴 것 같고, 또 다른 날은 이대로 괜찮은 걸까, 고민될 때. 바쁜 일상의 틈을 찾아가며 '매일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묻고 싶어질 때면 상상해요. 수십 년째, 매일 쓰고 달리고 다시 쓰는 날을 반복하는 한 작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