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귀 기울여 들어본 내 목소리

녹음 과제.

by 아템포윤 a tempo yoon

녹음된 나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익숙한 일이 아니다.

최근에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어본 건 오디션을 위해 녹음했을 때였던 것 같다.

그리고 녹음 파일 모니터링을 했던 세 번째 수업 날.

그날 나는 세 번의 울컥함을 느꼈다.



스피치 연습, 외국어 회화 연습에서도 강조되는 녹음 연습법은 낭독에도 적용되었다.

스스로 녹음하고 들어보면서 나의 발음, 강세점, 밑받침 음가 등 테크닉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글쓴이의 의도와 글의 감정과 분위기까지 잘 전달하고 있는지를 들어보아야 한다.



우리의 낭독 일타 강사이신 성우님께서 전수해 주신 녹음 모니터링 방법이다.

여기에 내 목소리가 너무 지루하게 들린다면 녹음 파일을 들으며 쉐도잉을 해보라고 알려주셨다.



모니터링 수업에 앞서 이날은 목 성대 근육 마사지 방법을 배웠다.

목은 요가에서 자주 다루는 개념으로 '아버지'를 뜻하는 '차크라'라고 한다.

차크라는 산스크리트어로는 '바퀴'라는 의미이고 보통 신체 내에서 나오는 어떤 에너지를 뜻한다고 한다.



목 차크라는 언어, 의사소통, 표현과 관련된 에너지로 많이 이야기되는데 성우님께서는 '아버지'를 의미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목 마사지를 위해 성대를 만지면서 울컥함이 올라옴을 느꼈다.



이제 내 녹음 파일에 대한 피드백 시간이 왔다.

가장 큰 피드백은 나의 육성과 녹음 음성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었다.

성우님께서는 내 목소리가 마이크가 좋아하는 섬세한 목소리라고 알려주셨다.

육성에서는 조금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오히려 녹음 음성은 라디오처럼 편안하게 들린다고.



그러다 문득 이렇게 질문하셨다.

"평소에 내 목소리를 잘 들어준 적이 있었어요? 스스로를 잘 돌보는 편이에요?"

나는 다시 울컥했다.



나는 내 안에서 올라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나를 다정하게 보살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강하게 몰아붙이며 약한 소리 말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편이었다.

아직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다고.

쉬고 싶다거나 힘들다거나 그런 나약한 소리 말라고.



그즈음 나는 과한 셀프 채찍질에 완전히 나가떨어져 주저앉은 상태에서 겨우 다시 일어나 앉은 상태였다.

그래서였을까.

그 물음이 배꼽 깊은 곳에서부터 묵직한 무엇이 되어 목에 컥 걸렸다.

나는 이제야 조금씩 내 안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비난하거나 혼내지 않고 수용하는 중이었다.

그 시기 내가 집중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내 안의 소리를 들어주고, 토 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나는 낭독 녹음 모니터링을 통해 나를 내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다시 배웠다.

그것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깨달았다.



간신히 울음을 참으며 수업을 들었다.

우리 수업의 끝은 그날 수업에 대한 소감을 나누는 것이다.

그날 수업에서 내가 느낀 것은 나를 향한 나의 따뜻한 시선과 태도의 필요성이었다.



"저의 낭독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지금 저의 낭독을 녹음해서 들어보고, 있는 그대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받아들이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잘한 건 칭찬해 주고 못한 건 비난하기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책을 찾아 연습하고. 책 한 권을 녹음하기 위한 과정이 긴 만큼 녹음을 하다 목이 아프면 무리하지 말고 잘 쉬어 가고. 그래야 결국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낭독을 할 수 있다는 걸 배운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건 저의 인생에도 똑같이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나의 소감이었다.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교관 같았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며 나에게 미안했기 때문일까.

나는 소감을 말하며 다시 한번 울컥했다.



녹음된 나의 목소리를 들으며 과거의 나와 마주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현재의 나를 발견했다.

돌이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그때 그런 결심을 하고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는 나를 보며 기특함을 느낀다.



낭독은 과거의 나를 솔직하게 마주하며 현재의 내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더 성장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사는 미래의 나를 기대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