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쉼'이 열어준 새로운 길

정답 없는 길 위에서 잠시 멈추다

by 김희욱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가 있습니다. 나는 열심히 달리는데, 풍경은 어제와 같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위입니다. ‘남들만큼’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그래서 우리는 멈추는 법을 잊고 삽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갑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흔히 어른들이 말하는 '삶의 정석'이라는 기준이 있었습니다. 그 기준은 단단하고 명확해 보였습니다. 좋은 대학, 번듯한 직장, 안정적인 미래. 그 길에서 벗어나면 실패나 낙오라고 생각했습니다. 정해진 길을 따라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다른 질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정말 행복한 걸까?’ ‘나는 진짜 무엇을 원하며 살고 싶은 걸까?’


정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질문조차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시간의 압박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잠시 멈추기로 했습니다. 4학년 2학기, 졸업과 취업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제 손에는 빼곡한 이력서 대신 비행기 표 한 장이 들려 있었습니다. 낯선 나라 덴마크로 향하는 표였습니다.


왜 하필 덴마크였냐고요?


당시 제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작은 군 입대 전 떠났던 유럽 배낭여행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신기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 그 시간들이 모여 온전한 하루를 이루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사람들의 인생 방향은 무엇이 결정할까?'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답을 찾고 싶어 교환학생 제도를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4학년 마지막 학기에 지원할 수 있는 나라는 덴마크뿐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우연한 선택이 저를 '행복'이라는 거대한 질문 앞에 서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정답이 아닌, 나만의 질문을 품기 위해 잠시 멈춤이 필요했습니다.


이 책은 성공 비법이나 행복의 정의를 담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가 멈춰 섰던 순간부터 다시 걷기 시작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느낀 회의감, 자유를 향한 갈망. 낯선 땅에서 받은 인생 첫 0점과 막막했던 생활고. 그리고 호떡 하나로 ‘행복’을 물었던 무모한 도전까지.


이 이야기들이 잠시 멈춰 서 있는 여러분에게 작은 쉼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건네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