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시가 호떡을 선택한 이유
불과 기름 그리고 바람으로 보낸 1년
호떡 자전거를 만들어 레드존 허가증을 받고 거리를 돌아다닌 지 1년이 흘렀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즐거운 시간은 짧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노점 장사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덴마크는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바람이 매우 강했습니다. 천막이 날아가지 않도록 매번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호떡 철판에 튄 빗물로 기름이 튀어서 양팔에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당일 영업을 마치고 호떡 자전거를 끌고 설거지를 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자전거도로 위에서 빠르게 달릴 수 없는 것에 불만을 가진 한 취객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이처럼 길거리 장사가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노점 허가증 유효기간은 단 1년이었습니다. 다음 해에도 프로젝트를 하려면 다시 지원해야 했습니다. 저는 1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지원서를 제때 신청했습니다.
2014년, 두 번째 해의 선정식은 달랐습니다. 레드존에 선정된 26개 벤더는 각자 이동식 판매대를 갖고 시청사 앞 광장에 모이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코펜하겐시는 광장에서 허가증을 부여하고, 당일 준비한 음식을 2시간 동안 홍보 및 판매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시민들이 지켜보는 공식 행사였고 지역 미디어까지 취재하는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저는 조리복을 차려입고 자전거도 깨끗이 청소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시청 관계자가 허가증을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관계자가 저에게 제일 먼저 다가왔습니다.
"240명의 지원자 중 첫 번째로 선정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음식 인지도나 판매 매출로 평가되었다면 순위 안에도 못 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그 축하의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관계자가 설명했습니다. 지원자 평가 기준은 1년간 부여된 스케줄 참여도와 식품위생 준수 여부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가장 높게 평가된 것은 사회적 기여도였습니다.
호떡 가격의 일부를 고객과 함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한 것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행복배달프로젝트의 한 캠페인으로 사용했던 이름은 '서스펜디드 호떡(Suspended Hoddeok)'이었습니다.
캠페인의 작동 방식은 간단했습니다. 호떡 한 개를 살 때, 손님이 추가로 1 DKK를 기부했습니다. 이 돈은 매월 적립되어서 호떡 가격의 반 가격 10 DKK이 모일 때마다, 중앙역 근처 노숙인 카페 '클리펜(Klippen)'에 호떡을 배달했습니다.
호떡을 구매한 손님의 일부와 저희가 반을 기부하는 형태로 이 캠페인의 모토는 "선행을 베풀고, 행복을 느끼세요!"였습니다. 그렇게 코펜하겐시에서 허가증을 부여할 때 돈이 아닌 가치로 1번을 받은 것입니다.
바로 그날 하루, 시청사 광장에서 준비한 호떡은 1시간 만에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시가 공식적으로 마련해 준 이벤트였기에, 시민들의 관심과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1번'이라는 숫자는 큰 힘이었습니다. 지역신문과 대학교 비즈니스 동아리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행복 배달 프로젝트를 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1번 스티커를 자전거에 붙였습니다. 지역신문에 실린 호떡 자전거 소식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이제 일일이 프로젝트 소개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기사를 접하고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나누러 왔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문득 통장에 적힌 숫자를 보는 순간, 덴마크의 추위보다 더 차가운 현실 자각 타임(현타)이 찾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