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린.

by 포비

어쩌면 우린, 꽤 다른 사람일지도 몰라. 비슷한 점도 많고 통하는 점도 많아서 만난 우린지만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다른 것 같아. 나는 내가 사랑할때 하는 행동을 너에게 원하고, 너는 그러지 못해 나를 슬프게 해. 가끔 너는 사랑할 여유가 없는 사람같기도 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너를 누구보다 응원하지만 어쩔때는 그런 너의 인생 속에 내가 있기는 한걸까 궁금하기도 해. 나와 잠시 전화할 여유조차 없는 너를 보면, 내 생각할 여유는 있는지, 나를 보고싶어할 여유는 있는 건지 걱정돼. 그러다 나는 나 혼자 결론을 내리고, 내가 네 안에 없다는 생각에 갇혀 죽을 듯이 아파. 나는 너를 보고싶을때 너가 바빠서 슬프지만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드는 것은 과연 너는 나를 보고싶어할 때가 있을까? 하는 고민이야. 연애는 참 어렵다. 서로 다른 사람이 발을 묶고 달려가는 게임이잖아. 물론 우리는 서로 배려할 준비가 되어있었고, 다름조차 사랑할 자신이 있었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더라. 한명이 잠시 다른 방향을 바라보거나 멈춰서 숨을 고르면 다른 한 사람은 넘어지고 말아. 그게 계속되면 결국 누군가는 지쳐서 쓰러져 다시는 못일어나겠지. 차라리 내가 쓰러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너가 다시 나를 일으켜세운다면 몇번이나 쓰러질 준비가 되어있지만 너는 내가 누워있는 나를 보고 발에 묶인 끈을 풀더라. 그 순간에도 나는 너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말했어.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고통을 가져오는 너지만 그래도 나는 너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너는 나에게 소중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이니까. 사랑한다고 백번도 말할 수 있어. 하루종일도 할 수 있어. 그냥 아침에 눈을 떴을때 너에게 연락이 와 있고, 자기전에 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하루종일 너무나 힘들어도 배경화면 속 너의 웃는 얼굴을 보면 모든 걱정을 날려보낼 수 있었거든. 노래 가사처럼 나는 정말 잠시 너를 지켜주는 것 일지도 몰라. 너가 진심으로 원하고 사랑하는 그런 사람을 만날 때까지 말이야. 너가 나를 떠나간다고 해도 나는 너를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그 자리에 갈 것 같다. 나만 놓으면 끊어질 관계라 그냥 참고 버텨볼까 싶기도 했지만, 너는 너의 손에 힘을 빼는 것에서 모자라 내 손까지 놓게 만드네. 너는 참 좋은 사람이야. 나와 이렇게 잘 통하는 사람이 있는지 알게해준 사람이고, 사랑이라는 감정과 사랑할 때의 내 모습을 가르쳐준 사람이야. 그런데 너는 좋은 여자는 아니었어. 적어도 나에게는. 부드러운 웃음으로 미안하다고 말하는 너의 눈은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난 모습이더라. 나도 수없이 생각하고 준비했지만 너를 보는 순간 주저앉고 눈물을 흘렸지만 너는 꽤 담담해 보였어. 후회는 없어. 너는 좋은 사람이지만 나도 좋은 사람이야. 그리고 나는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보려 해. 너한테 배운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쓸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지만 한번 해볼 생각이야. 어쩌면 우린 처음부터 만나선 안되는 관계였을 수도 있어. 그러나 우리는 만났고, 나는 조금 성장했고 많이 아팠어. 잘 지내. 내 인생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항상 행복하긴 바래. 좋은 사람이야 너는. 그냥 나랑 이어질 인연은 아니었던 것 뿐이야. 나는 잘 지낼거야. 너를 위해 썼던 시간들을 이제 나를 위해 써보려고. 이렇게 될 사랑이었어, 어쩌면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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